[스페셜1]
그의 액션은 느낌부터 다르다
2013-08-13
글 : 이주현
컨셉아트로 미리 보는 <용의자>

감독 원신연 / 출연 공유, 박희순, 조성하, 유다인 / 제작 그린피쉬,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개봉 하반기

<용의자>는 남한에서 대리운전 기사로 살아가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 용병 지동철(공유)이 어느 날 누명을 쓰고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추격과 도주의 이야기다. 이종건 미술감독이 작업한 <용의자>의 컨셉아트는 생존을 위해 다시 ‘살인병기’가 되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고독한 사내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영화의 밀도”를 중요하게 생각한 원신연 감독의 의도가 십분 반영된 4컷의 컨셉아트를 공개한다. <용의자>의 미술과 컨셉아트에 대해 이종건 미술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공간보다 인물

“<용의자>는 미술이 도드라지는 영화가 아니다.” <용의자>는 캐릭터가 선명한 액션영화다. 제작사에서 제공한 컨셉아트도 하나같이 지동철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이종건 미술감독은 “이번 컨셉아트에선 공간보다 인물을 많이 따라갔다”고 말했다. 폭파 신을 뒤로하고 유유히 걸어가는 지동철의 모습(사진1)이나 무장한 요원들을 손쉽게 따돌리고 역공하려는 모습에선 북한 특수부대 용병 출신 지동철의 능력치를 유추할 수 있다.

채도 낮춰 묵직한 느낌으로

“원신연 감독이 <용의자>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밀도감’이었다. 미술뿐만 아니라 이야기나 액션에서도 밀도를 중요시했다. 컨셉아트 작업을 하면서도 미술적으로 구현해야 할 팩트보다 이 공간이 어떤 밀도로 채워져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좀더 밀도있게 공간을 표현할 수 있을지, 그런 아이디어를 많이 반영하려 했다. 이야기 자체가 엄청 무겁거나 하진 않은데, 미술은 채도를 낮춰 묵직한 느낌으로 가져가고 싶었다.” 무채색을 활용한 컨셉아트들만 봐도 <용의자>의 톤을 짐작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이면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지동철이 지하철 선로가를 걷는 장면(사진2)은 한때 북한의 특수공작원이었던 그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도시의 틈”을 이용해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지동철은 어두운 공간들, 음지나 틈을 찾아 도망가는 인물이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사면초가가 된 지동철의 도주 장면(사진3) 역시 <용의자>가 서울의 풍경을 담아내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종건 미술감독은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이면을 “때론 압축적으로, 때론 확장해서”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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