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끔한 차림새로 포즈를 취한 장혁과 수애를 보고 있자니, 치사율 100%의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창궐한 <감기>의 무대에 있었던 사람들이 맞나 싶다. 오랜 촬영기간 내내 장혁은 계속 얼굴에 흙먼지와 기름때를 뒤집어쓴 채 살았고, 수애도 땀에 전 의사 가운 하나로 버텼다. 말하자면 <감기>는 그들의 스타 이미지를 제로 상태로 초기화하며 시작한 작품이다. 김성수 감독이 보기에 그들은 ‘진짜를 진짜 그대로 보이게 만드는 재주’를 지닌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영화와 TV를 통해 쌓아온 경험을 이제 ‘관록’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위치에 올라선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감기>라는 작품이 각자의 어떤 ‘방점’으로 남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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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의 장혁, 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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