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시장이 포화라고? 연간 관객수 3억명 돌파도 가능하다
2014-01-09
글 : 김성훈
사진 : 최성열
롯데엔터테인먼트 투자제작팀 장진승 팀장

2013년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한국영화는 총 12편(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이었다. 전년도의 22편에 비해 무려 10편이나 줄어든 숫자다. 몸집을 가볍게 해서 작품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코미디 장르가 많았던 전통적인 롯데 라인업에서 <연애의 온도> <더 테러 라이브> <소원>같은 신선한 기획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작품의 완성도에 공을 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3년 초 CJ에서 롯데로 이직한 롯데엔터테인먼트 투자제작팀 장진승 팀장은 인터뷰 하루 전날에도 전남 담양에 머물며 <역린>과 <협녀: 칼의 기억>의 촬영현장을 지켜볼 정도로 열심이었다.

-2013년을 자평한다면.
=2011년과 2012년에는 라인업의 ‘볼륨’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 2013년은 선택과 집중의 시기였다. 제작자, 감독, 작가 등 창작자들에게 문을 활짝 여는 데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더 테러 라이브>와 <소원>은 코미디 장르가 중심이었던 롯데의 영화와 거리가 먼 작품들이었다.
=두편 모두 롯데로 오기 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작품이다. 김병우 감독이 신인이었지만 제작자 이춘연 대표님이 든든했고,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시나리오가 매력적이었다. 영리한 기획영화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롯데 내부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소원>은 감독, 제작사, 배우의 패키징만으로 선택한 작품이 아니다. 시나리오만 보고 계약했다. 감독, 배우, 스탭 등 영화 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신생 제작사 필름 모멘텀과 함께 만들어가야 했다. 의사소통이 잘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롯데로 이직한 뒤 처음 진행한 작품은 무엇인가.
=<친구2>부터 진행했다. 이직하기 전부터 진행 중이었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타짜2>만 빼고, 2014년 롯데 라인업을 맡아오고 있다.

-2014년 라인업을 꾸리면서 고민한 건 무엇인가.
=없는데…. (웃음) 그냥 열심히 했다. 스타 감독의 신작을 확보한 CJ나 쇼박스와 달리 롯데는 스타 감독과 계약한 작품이 없다. 확실한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2013년 한해 동안 신생 제작사든 신인 작가든,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다면 최대한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다. 영화라는 게 처음(시나리오)과 끝(결과물)이 다른 매체이기에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려고 노력했다. 시장에 100편의 시나리오가 나온다면 90개 이상은 찾아볼 정도였다. 그리고 내부 구성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골랐던 것 같다. 과정이 만족스러웠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웃음)

-새 라인업을 보니, <역린>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협녀: 칼의 기억> 등 사극이 총 3편이나 된다.
=어떤 의도나 전략을 가지고 사극을 세편이나 배치한 건 아니다. <역린>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편은 정통 사극으로 보긴 어렵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블록버스터 오락물이고, <협녀: 칼의 기억>은 <와호장룡>이나 <영웅> 같은 무협 멜로드라마다.

-해마다 평균 제작비가 상승하고 있다. 반면, 시장(극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고민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평균 제작비가 25억~30억원 선이었던 3년 전과 달리 확실히 지금은 평균 5억원 이상 제작비가 상승한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파트너인 제작사가 수익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 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은 동의하기 힘들다. 시장은 어떤 콘텐츠가 극장에 걸려 있는가에 따라 사이즈가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한해 관객수는 3억명도 동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각사가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가가 시장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 같다.

-2014년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나.
=4사의 2014년 라인업을 보면 일단 긍정적인 것 같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작품들이 포진되어 있다. 우리도 2014년은 자신 있다.

-2014년 자사의 기대작은 무엇인가.
=아이참… 꼽으라는 질문에 극구 사양했다고 써달라. (웃음) 내년은 롯데에 정말 중요한 해다. 1월 개봉하는 <플랜맨>을 시작으로 모든 작품이 골고루 잘됐으면 좋겠다.

-타사의 기대작을 꼽아달라.
=CJ의 <명량-회오리바다>와 <국제시장>. 쇼박스의 <군도: 민란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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