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의 첫 장면은 친구 디골을 죽이고 반지를 빼앗는 스미골(골룸)의 탐욕이었다. 어쩌면 그 탐욕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3부작 모두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테마다. 또한 총 6부작을 간단히 정리하여 빌보와 프로도와 간달프가 이루는 삼각형이라고 한다면, 그들 모두와 긴밀하게 엮여 있는 캐릭터가 바로 골룸이다. 앞서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골룸은 갈등의 전개 양상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호빗> 1편에서부터 이미 골룸이 등장한다. 간달프가 사라지고 리벤델에 남겨진 소린과 빌보, 난쟁이 무리는 고블린 무리에게 포위당하는데, 이때 난쟁이 무리와 떨어져 동굴 아래로 굴러 떨어진 빌보는 지하 호수에서 고블린과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연명하는 반지의 주인 골룸을 만나게 된다.
<반지의 제왕> 때와는 달리 보다 젊고 치열도 고른 골룸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신을 지켜주며 강하게 해준 반지를 빼앗길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동굴에 있는 동안 빌보는 우연히 반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이에 골룸은 빌보를 잡아먹으려고 하지만 빌보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수수께끼 놀이’를 할 것을 다급히 제안한다. 흥미로 응했지만 그 놀이가 역효과를 낳아 결국 골룸은 빌보를 쫓아다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렇게 호빗과 반지가 처음 조우하게 됐다. 물론 <호빗>의 골룸 또한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도 골룸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가 모션캡처 연기를 선보였다.
인상적인 액션 오크에 쫓겨 나무에 올라간 빌보 일행을 독수리들이 구해주는 마지막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