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톨킨이 사랑한 용
2014-12-23
글 : 주성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돌려보기

원작자 톨킨은 용에 심취한 사람이었다. 최초의 영웅서사시라 불리는 북유럽 신화 <베오울프>에 빠져들었던 그에게 입에서 불을 뿜는 용은 하늘과 땅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는 1965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용은 항상 신화적인 요소로 나를 매혹했다. 그들은 인간의 사악함과 야수성, 그리고 심술궂은 꾀와 명민함까지도 절묘하게 담아낼 수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 실로 겁나는 괴물이다.” 심지어 그는 7살 무렵부터 용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단적으로 피터 잭슨이 <호빗>을 영화화한다고 결정했을 때, 그것은 바꿔 말해 ‘용을 등장시킨다’는 얘기였다. 톨킨은 중간계에서 영웅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적이 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렵고도 강력한 용의 본성을 지닌 용을 묘사했고 피터 잭슨의 생각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빌보를 위협하는 거대한 용의 위압감, <다섯 군대 전투>에서 불을 내뿜으며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용의 화력은 바로 <베오울프>에서 왔다. 거기에다 톨킨은 <니벨룽겐의 노래>에 등장하는 ‘용을 무찌르는 시구르트’의 전설에서 영향을 받아 <스마우그의 폐허>에 등장하는 용 스마우그에 파프니르를 겹쳐놓았다. 여기서 파프니르는 황금에 눈이 멀어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까지 추방한 다음 온갖 보물을 동굴에 숨겨뒀는데,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법을 써서 자신의 모습을 무시무시한 용으로 바꾸었다. 이른바 ‘말하는 용’이다. 그렇게 <스마우그의 폐허>의 용 스마우그는 <베오울프>와 ‘시구르트’ 전설 사이에 자리해 있다. 귀상어처럼 눈이 옆에 붙은 용 얼굴 디자인 등 수백개의 시안을 검토한 끝에, 피터 잭슨과 웨타 스튜디오는 사납고 육중한 코모도 왕도마뱀의 외양에 착안해 정통적인 형태의 용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보다 화제가 된 것은 <BBC> 드라마 <셜록>에서 셜록홈스와 존 왓슨 콤비로 각각 출연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이 스마우그와 빌보로 조우했다는 사실.

인상적인 액션 빌보 일행이 와인을 담는 나무통을 각자 나눠 타고 굽이치는 계곡을 탈출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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