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 노래했던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조영남…. 김현석 감독은 이 실존 인물들 사이에 오근태와 민자영이라는 허구의 두 인물을 만들어 넣는다. <쎄시봉>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웨딩케이크> 같은 명곡 탄생의 배경에 민자영이라는 뮤즈가 있었고, 그 뮤즈를 향한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이 있었다고 얘기하는 영화다.
#76. 충무. 바다 위 언덕
자영 근태야. 넌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어?
근태 … 평생 널 위해 노래할게.
자영 (엷은 미소만)
근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실체를 모르겠다)
당차고 솔직한 자영과 순진무구한 근태. 꾸밈없는 모습이 아름다운 두 배우 한효주와 정우가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과 첫사랑에 열병 앓던 스무살 시절 우리의 얼굴을 연기한다. 첫사랑 생각에 젖어 극장을 나서게 만드는 영화 <쎄시봉>은 정우와 한효주의 매력으로 가득한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