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색깔 있는 글’로 기억되고 싶다
2015-07-02
글 : 송경원
사진 : 백종헌
박소미 당선자 인터뷰

“제가 최민입니다.” 수상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을 때 박소미씨에게 연락이 왔다. 쑥스럽고 민망해 가명으로 응모했단다. 박소미씨는 지난해에도 영화평론상에 응모해 최종심사까지 올랐었다. 이후 <씨네21> 객원기자로 일하는 등 <씨네21>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올해부터 영상원 전문사에 입학해 학업에 정진하고 있는 젊은 재원이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글을 쓴다는 그녀에게서 즐기는 자의 활력이 느껴졌다.

-두 번째 응모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나.

=처음부터 두번까지는 응모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본명으로 내고, 안 되면 두 번째는 가명으로 내려고 했다. 솔직히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오히려 지난해 응모할 땐 지아장커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가 너무 좋아 단번에 썼던 글이라 내심 기대했었다. (웃음) 올해는 좀더 신중했던 것 같다. 지난해 봤던 영화 중 마음을 흔들었던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떠오른 주제들로 살을 덧붙였다.

-올해부터 영상원 전문사에 재학 중이다. 공부해보니 어떤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다행히 재미있다. 경제학과 졸업 후 1년 반 정도 회사를 다니다가 심사숙고 끝에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영화도 다루지만 철학, 인문학 등 여러 분야를 접할 수 있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기억과 시간’이 관심 테마다.

-글쓰기는 원래부터 좋아했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먼 길을 돌아온 셈이지만 글쓰기는 생활처럼 해왔다. 특별히 목적을 두기보다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쓰는 편이다.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를 해봤지만 비평이 몸에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평론가로 오랜 활동을 기대한다. 지향하는 비평이 있는지.

=‘제일 잘 쓴 글’이란 평가보다 ‘색깔 있는 글’로 기억되고 싶다. 영화는 비교적 뒤늦게 시작한 편이라 취향을 넓혀가는 단계다. 긴 글, 짧은 글 가릴 것 없이 글쓰기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