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재난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 여름을 즐기도록 도와줄 서른 가지 것들 (1)
2015-08-18
글 : 이화정
글 : 이다혜
글 : 장영엽 (편집장)
글 : 김성훈
글 : 김현수
글 : 윤혜지
글 : 정지혜 (객원기자)
글 : 이예지

8초 안에 정답을

정답률 28.6%. 명색이 영화기자인데 총 9문제를 풀어 4문제밖에 맞히지 못하다니. OTL. CJ CGV가 누적 관람객 8억명을 돌파한 기념으로 열고 있는 ‘도전! 8초 영퀴왕’은 결코 만만하게 볼 퀴즈 대회가 아니다. 개봉작 정보, 배우, 영화 줄거리, 제작 뒷이야기 등 2200여개에 달하는 문제들이 무작위로 출제되는 데다 8초 안에 5개의 OX 문제를 풀어야 하니 판단력과 순발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게임이다. 하루 최대 3회까지 퀴즈풀이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할 때마다 개인이 획득한 정답 수, 정답률, 점수가 CGV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돼 중독성도 꽤 강하다. 8월19일까지 열리는 이 퀴즈 대회에서 우승하면 CJ ONE 포인트 300만점과 동남아 왕복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 이벤트 기간 중 이틀 이상 꾸준히 도전한 관객에게 영화관람권, 포토티켓 쿠폰, 기프티콘, 영화할인쿠폰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고 하니 CGV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에 들어가 문제부터 풀어보시라.

무섭게 달려봐, 웃기게 달려봐!

요즘 러너들은 운동화를 질끈 동여매고 무작정 뛰기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양한 컨셉을 달리기에 접목해 놀이와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러닝행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오는 8월 말에도 두개의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먼저 8월22일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리는 좀비런은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연상케 하는 설정이 재미있는 러닝 이벤트다. 좀비 재난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 전역이 황폐화되고, 유일한 요새인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좀비와 추격전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참가자들은 3개의 생명띠를 허리에 달고 이를 빼앗으려는 좀비들을 피해 제한된 시간 내에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특수좀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설정들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8월29일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리는 버블페스트는 1km를 지날 때마다 색색깔의 버블이 쏟아져나오는 달리기 행사다. 거품을 맞으며 달리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구간도 마련되어 있다. 기록 경쟁보다는 유원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며 달리기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행사.

아름다운 곡이에요~

여름과 비치 보이스는 너무 뻔한 조합이라고? 영화 <러브 앤 머시>를 본 뒤에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비치 보이스의 리더이자 재능 있는 뮤지션이었던 브라이언 윌슨이 서핑 뮤직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실험과 창작 과정을 조명한 이 영화는 20세기의 마스터피스로 평가받는 비치 보이스의 1966년 앨범 《Pet Sounds》와 미완성 음반 《Smile》을 다시금 주목하게 했다. 아쉽게도 유니버설이 발매한 영화 <러브 앤 머시>의 사운드트랙은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았다. 아이튠즈 미국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이라면 <소셜 네트워크>의 영화음악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애티커스 로스가 작업한 <러브 앤 머시>의 사운드트랙을 필청하길 권한다. 비치 보이스의 명곡들을 새롭게 리믹스한 사운드트랙과 브라이언 윌슨의 머릿속에 떠돌던 음악들에 대한 애티커스 로스 버전의 해석, 폴 다노의 매력적인 음색을 들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아이튠즈 유저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영화의 주인공인 브라이언 윌슨이 <러브 앤 머시>를 위해 헌정한 곡 <원 카인드 오브 러브>가 수록된 《No Pier Pressure》을 들으면 된다. 지독했던 예술가로서의 한철을 보내고 비로소 사랑과 자비를 되찾은 노년의 뮤지션의 평화로운 음색이 여기에 있다.

영화 보고 난 뒤엔 치맥이지

영화 보고 난 뒤 치킨과 맥주까지 먹을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최신춘과 치맥영화제’가 옥인상영관에서 열린다. 8월 한달 동안 매주 토•일 오후 1시•3시•5시에 <알바당 선언> <행운동 껌소년> <팡팡이 익스프레스> <가장 보통의 후라보노> 등 최신춘 감독의 영화 네편이 상영된다. 영화제 마지막 날인 8월30일에는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의 대화 겸 치맥 파티가 열린다. 1차 창작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영화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갖는 자리를 마련하고, 영화제를 찾아준 사람들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영화제라고 하니 관심 있는 관객은 이왕이면 치맥 파티가 열리는 날에 참여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자세한 사항은 옥인상영관 홈페이지(http://www.okintheatre.com)를 참조할 것.

음악 들으며 하루키 읽기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을 덮고 나면 늘 무언가를 하게 된다. 스파게티와 달리기, 재즈와 와인. 하루키가 문장과 문장 사이 은근슬쩍 흩뿌려놓은 그의 취향과 습관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는 이들의 삶으로 불현듯 스며든다.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은 하루키와 하나 이상의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는 네 저자의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의 목적은 하루키의 작품을 토대로 저자의 경험과 확장된 생각들을 독자들과 나누는 데 있다. 소설가 백영옥은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생각하며 그녀가 완성하지 못한 소설의 한 구절을 떠올리고, 재즈평론가 황덕호는 하루키가 좋아하는 재즈 넘버에 자신의 추천 리스트를 덧붙인다. KBS 라디오 PD 정일서는 하루키가 작품에 등장시킨 팝음악의 숨은 맥락을 읽어내고, 음악 칼럼니스트 류태형은 클래식 음악과 하루키 글의 구조적 상관관계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곡들을 모은 동명의 음반(유니버설 발매)을 통해 하루키와 저자들이 사랑한 음악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도 반갑다.

괴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주의사항 하나. 첫화를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 없으니 작정하고 클릭할 것. 올레마켓에서 토요일에 연재 중인 웹툰 <파리대왕>(워커 작가) 얘기다. 일제강점기 시절,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기 위해 일본은 금기의 생체실험을 감행하고, 그 결과 그들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혼을 추출해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들이 ‘귀신’이라 명명하는 조선인 청년의 혼은 실험실을 탈출해 더 큰 비극을 낳는다. 21세기 가상의 도시 신지를 배경으로 하는 <파리대왕>은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 야기한 ‘괴물’의 탄생 과정에 대한 작품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흡인력 넘치는 이야기와 입체적인 인물들, 어디까지 확장될지 알 수 없는 거대한 음모의 전말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향후 드라마나 영화의 제작을 기대해봐도 좋을 정도로 영상화에 최적화된 듯한 구성도 인상적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오덕’ 책장을 훔쳐보자

덕 중의 덕은 양덕이라더니 <기예르모 델 토로의 창작 노트>(중앙북스 펴냄)는 ‘오덕’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1부에 해당하는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블리크 하우스다. 미국 LA에 있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집이자 창작공간이자 수집공간이다.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온갖 미술품, 책, 영화 캐릭터 피겨가 이곳에 모여 있다. 2부 ‘노트북’에서는 <미믹> <헬보이>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퍼시픽 림> 등 델 토로가 만든 영화들의 창작 과정을 보여준다. 3부 ‘미완성 프로젝트’에서는 톰 크루즈가 출연하기로 했지만 제작에 들어가지 못했던 <광기의 산맥>를 포함한 미완의 프로젝트 5편이 소개된다. 책 곳곳에 델 토로의 노트가 등장하는데, 펜으로 아이디어를 끼적거린 걸 보면 그 방대함 때문에 혀를 내두를지도 모르겠다.

주말 밤엔 약속 잡지 마세요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슈바인슈타이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지난 시즌까지 첼시에서 뛰었던 체흐가 아스널의 수문장이 된 것도 아직은 어색하다. 프리 시즌 동안 전력 보강을 마친 유럽 축구가 8월8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시작으로 새 시즌이 열린다. 프리미어리그는 첼시의 독주가 계속될 수 있을지와 슈바인슈타이거, 데파이, 슈나이덜린, 다르미안 등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왕좌를 되찾아올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8월22일 개막한다. 트레블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바르샤와 이를 저지하려는 레알 마드리드, 코케, 올리베르, 사울로 구성된 새로운 중원을 장착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3강 구도가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8월15일 시작되는 독일 분데스리가는 누가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를 막을지가 관심거리다. SBS 스포츠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잉글리시 FA컵, 챔피언스리그를, JTBC3 FOX SPORTS가 분데스리가를 중계한다. 프리메라리가는 아직 미정.

범인은 당신!

<탐정의 탐정>은 <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으로 유명한 마쓰오카 게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일본 드라마다. 일본 톱스타 기타가와 게이코가 연기하는 주인공 사사키는 스토킹을 당해 죽은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악질 탐정을 상대하는 탐정사무소에 들어간다. 한창 시즌1을 방영 중인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동생의 죽음 이후 웃음을 잃은 ‘냉미녀’ 사사키와 어리바리한 탐정사무소 후배 고토하의 보기 드문 여탐정 콤비플레이에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사키의 죽은 여동생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그녀의 주변인물들이 담고 있는 사연도 흥미를 자아낸다. 올레TV에서 시청 가능.

더울수록 스마트하게~

여름 휴가철에 유용하게 쓰일 ‘스마트’한 애플들을 모았다. 먼저 아모레 퍼시픽이 출시한 ‘피부예보 ++’ 애플은 오늘의 날씨와 자외선 지수, 자외선 차단제를 덧발라야 하는 시간을 알려준다. 자신의 피부 타입을 입력하면 보다 섬세한 ‘대비’가 가능하다. 공영주차장부터 공유주차장까지, 전국 주요 도시의 다양한 주차장 정보를 모은 ‘모두의 주차장’ 애플은 필터 기능을 통해 원하는 조건의 주차장을 찾을 수 있고, 시간당 주차료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낯선 여행지에서 더욱 도움이 되겠다. 동영상 기반의 SNS 애플인 에어라이브의 경우 다른 사람이 올린 휴가지 동영상을 보며 올여름 휴가에 가면 좋을 곳을 결정할 수 있다. ‘워드렌즈’(사진)는 표지판, 메뉴판 등 활자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한글 지원이 안 된다는 점이 아쉽지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공부하는 그대에게

무더운 여름, 지적인 피서지로 떠나보자. 지친 몸을 움직이는 대신 사유의 근육을 쓰게 하는 다양한 강의들이 마련되어 있다. 한겨레 문화센터 신촌점에서는 북 칼럼니스트 장동석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전독서’(8월20일~9월3일)를 통해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고전들을 탐독할 수 있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한겨레신문 정혁준 기자의 ‘좋은 문장 길라잡이: 정혁준 기자의 문장 강화’를 수강해보자. 문장을 쓰는 원칙부터 자신만의 문체를 만드는 방법까지 안내한다. 글쓰기에 취미를 붙이려면 시에 도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시집 <108번째 사내>의 저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출강 중인 이영주 시인의 ‘이영주 시인과 시에 다가서기’(8월20일~10월8일)를 추천한다. 커리큘럼의 테마에 맞는 현대시를 읽고 직접 시를 써본다. 시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나만의 시로 ‘내가 만든 세계의 얼굴’에 다가서 보자.

영화산업에 대한 실용적 지식을 쌓아 영화 업계 입문에 도전하고 싶다면, 영화 비즈니스 전문 아카데미 로카의 강의들이 있다. 배급사 디씨드 최명숙 대표의 ‘영화 비즈니스 입문반’(8월13일~9월3일)은 영화의 기획 및 제작부터 마케팅, 배급, 부가판권까지 영화 산업에 대한 개괄적인 밑그림을 그려주는 강의다. 특화된 영역을 학습하고 싶다면, 마케팅 부문은 전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의 ‘마케터를 위한 관객 마음 숫자로 읽는 법’(8월19일~9월9일)을, 배급 부문은 싸이더스 이화배 배급팀장,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 등이 강의하는 ‘배급 3기: 극장에 영화를 걸기까지’(8월12일~9월30일)를 추천한다. 당장 취업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경우라면, ‘영화계 취업을 위한 영화 비즈니스 부산 세미나’(8월15~16일)를 수강해보자. 아카데미 로카 대표이자 전 CJ CGV 다양성영화팀장이었던 강기명 대표와 디씨드 최명숙 대표의 특강이 부산으로 찾아간다.

더위에 지쳐 집 밖으로 나가기도 싫다면? 그런 당신을 위해 인문학 교육 웹사이트 아트앤스터디의 인터넷 강좌들이 준비되어 있다. 인문학 강의는 물론, ‘영화가 좋다! 시네필을 위한 강좌전’에서 인문학과 영화를 결합한 다양한 강의를 만나볼 수 있다. 이정우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영화가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블레이드 러너>부터 <바이센테니얼 맨>까지, 사이버펑크 영화 다섯편을 철학적으로 접근하며, 이지영 철학자의 ‘들뢰즈의 <시네마> 영화와 철학의 만남’에서는 철학자 들뢰즈의 영화 이론을 깊이 있게 분석해본다. 집 안에서 강좌를 들으며 진정한 ‘방콕’ 바캉스를 즐기자. 강의들은 한겨레 문화센터 신촌(www.hanter21.co.kr)/분당(www.hanedu21.co.kr), 로카(www.theloca.kr), 아트앤스터디(ww.artnstudy.com) 웹사이트에서 신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