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재난에 가까운 폭염 속에서 여름을 즐기도록 도와줄 서른 가지 것들 (2)
2015-08-18
글 : 이화정
글 : 이다혜
글 : 장영엽 (편집장)
글 : 김현수
글 : 김성훈
글 : 윤혜지
글 : 정지혜 (객원기자)
글 : 이예지
사진 : 박미향 (한겨레 기자)

서울에서 만나는 가우디

“곡선은 신의 선이고, 직선은 인간의 선이다”라고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말한 적이 있다. 유려한 곡선으로 가득한 가우디의 건축물은 평생 동안 신의 선을 만드는 데 도전해왔던 그의 투쟁의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전>이 11월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가우디의 건축과 디자인 도면, 스케치, 기록사진 등 200여점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가우디의 미발표작과 개인적인 기록을 최초로 한국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사후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도면부터 가우디의 데스마스크, 그를 존경하는 거장 후안 미로의 오마주 작품까지 가우디의 삶과 업적을 다각도로 재구성하는 전시다.

<웨이워드 파인즈>

추천 미드는요…

최근 몇년간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제작에 참여한 미국 드라마 <웨이워드 파인즈>는 다르다. 지난 7월 말 시즌1을 종영한 이 작품은 올여름 미국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끈 화제작 중 하나였다. 실종된 연방요원을 찾아 헤매던 비밀요원 에단이 주인공이다. 사고를 당한 뒤 웨이워드 파인즈라는 정체불명의 마을에서 깨어난 그는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마을 밖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에단은 왜 웨이워드 파인즈를 벗어날 수 없으며, 수상한 행동을 하는 마을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수많은 미스터리로 가득한 이 작품을 즐기는 법은 매화 조금씩 공개되는 마을의 비밀을 조심스럽게 쫓는 것이다. 맷 딜런, 멜리사 레오, 테렌스 하워드 등 주로 스크린을 기반으로 활동해왔던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IP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밤의 소설들

여름밤이 되면 늘 생각나는 탐정이 있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등 에드거 앨런 포의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뒤팽이다. 그는 밤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낮에는 커튼으로 빛을 모두 차단한 채 촛불에 의존해 살아갔으며, 밤이 되면 비로소 거리로 나와 친구와 산책을 즐겼다. 만약 뒤팽이 실존하는 인물이었다면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즐겨 읽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든 소음이 차단된 어두운 방에서, 옅은 불빛에 의존해 읽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포의 작품은 열대야의 무더움을 식히기에 충분한 서늘함을 갖추고 있다.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세트>는 그런 그의 장•단편소설 68편을 5권의 책에 나눠 담은 전집이다. ‘미스터리편’과 ‘공포편’은 대체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검은 고양이> 같은 포의 대표작을 담고 있으며, 환상과 풍자, 모험편에는 <오믈렛 공작>과 <호흡 상실> <예루살렘 이야기>와 <현혹> 등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고궁으로 가요

한여름밤의 고궁 산책은 얼마나 호젓한가. 8월11일부터 28일까지 경복궁(8월12일부터)과 창경궁이 야간 개장한다. 두곳 모두 인터넷 예매 시작 5분 만에 야간개장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예매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더라도 슬퍼할 필요는 없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8시까지 상시 입장 가능한 덕수궁과 8월27일부터 10월28일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진행하는 창덕궁의 달빛기행 행사가 있으니까. 하지만 네곳의 고궁 모두 하루 동안 입장하는 관람객 수에 제한을 두고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관객이 목격자가 되어

호텔 프런트 데스크와 복도를 지나야 비로소 객석이 보인다. 올여름 대학로 최고의 화제작인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실험적인 무대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알 카포네가 시카고를 주름잡던 시절, 시카고 렉싱턴호텔 661호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조명한 이 연극은 관객과 배우 사이의 거리가 1m도 채 되지 않는다. 마치 관객이 사건의 주요 목격자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더불어 이 작품은 ‘트릴로지’라는 제목답게 1923년, 1934년, 1943년의 각각 다른 시간대에서 발생한 세 사건을 중심에 놓는데, 이 사건을 다룬 에피소드는 코미디(로키), 서스펜스(루시퍼), 하드보일드(빈디치)의 각기 다른 장르를 취하고 있다. 색다른 구성의 연극을 보고자 하는 관객에게 안성맞춤인 작품. 9월2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상연된다.

<더 지니어스>를 내가 플레이한다면?

‘머리 쓰는’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와 <크라임씬> 시리즈의 애청자라면 이 게임에 주목하자. <지니어스존>(http://geniuszone.kr)은 지난 7월30일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규 온라인 추리 게임이다. 함께 게임에 임하는 플레이어들을 속이고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규칙에 기반하고 있는 <지니어스존>에서는 <더 지니어스>의 인기 게임이었던 ‘먹이사슬’을 비롯해 마피아게임, 데스노트, 고양이미로 등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의 역할 또한 마피아, 늑대인간, 감염자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어 메인 게임을 즐기면서 자신에게만 부여된 비밀 임무를 이중으로 수행하는 재미가 있다.

다큐멘터리로 전세계를 경험한다

오죽 재밌으면 이제는 아예 이 시기에 맞춰 휴가를 내는 사람도 생겼다. 올해로 12회째, 알 만한 사람은 다 기다린다는 영화제 EBS국제다큐영화제(EIDF)가 8월24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올해 개막작은 덴마크 다큐멘터리 <스톡홀름씨의 좋은 날>. 세상은 넓고 다큐멘터리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총 52편의 상영작에는 그리스의 현재를 담은 <아고라: 민주주의에서 시장으로>, 티라노사우루스를 둘러싼 소동을 그린, <13번째 티라노사우루스>, 미국가안전보장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그린 <시티즌포> 등 다양한 작품이 포진해 있다. EBS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미로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 등 상영관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 물론 리모컨 들고 집에만 있어도 무방하다. EBS 채널에서는 하루 평균 10시간, 52편 중 46편이 편성된다.

여름의 끝자락을 렌카와 함께

“인생이 미로 같고 사랑은 수수께끼 같아”도 “그냥 쇼를 즐기라”고 노래하는 렌카의 히트곡 <The Show>는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머니볼>의 엔딩을 장식한 이 노래의 주인공인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렌카가 8월27일,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다. 그녀는 2013년 ‘뮤즈인시티페스티벌’에 참가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지난 6월 발매된 그녀의 네 번째 정규 앨범 《The Bright Side》 출시 기념 공연이다. 말리부 해변가에 앉아 작곡했다는 신곡 <Unique>를 한여름 밤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물론 ‘떼창 포인트’ 확실한 히트곡들도 빼놓지 않고 들려줄 예정이다. 렌카와 함께라면 어느새 여름의 끝자락 따윈 저만치 날아가버릴 것 같다.

지구 최강의 달콤한 맛, 마룬5

당이 떨어졌을 때 마룬5의 환상적인 결혼식 이벤트 모음 영상처럼 만들어진 <Sugar>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당 수치가 올라갈지도 모른다. 언제나 한결같이 달달한 그들의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기회다. 다섯 번째 정규 앨범 《V》 발매 기념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서울과 대구에서 9월7일부터 9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 관객이 가장 기대하는 노래는 영화 <비긴 어게인>의 주제곡 <Lost Stars>가 아닐지. 실제 영화에 출연했던 애덤 리바인이 직접 들려주는 노래를 듣다가 공연장 주변을 둘러보면 그레타 같은 여인과 눈이 마주칠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 환상과 기대는 갖고 가도 충분할 공연이다.

집에서 즐기는 홈시어터, 뜨는 핫한 기기들

으레 홈시어터라면 기백만원은 거뜬히 넘는 고가의 장비들로 채워야 보배라는 편견이 있는데 요새는 그렇지 않다. 당장 내 방을 가장 효율적으로 극장화하고 싶다면 먼저 영화감상용 무선 헤드폰으로 소니의 ‘MDR HW700DS’를 추천한다. 국내 미출시 제품이지만 구매 대행 등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청각보다는 시각을 우선시하는 지갑 넉넉한 독자에게는 입문용 풀 HD 프로젝터로 ‘BENQ W1070’과 설치 없는 이동형 스크린 ‘그랜드뷰 GXP-100V’ 제품을 함께 추천한다. 이런 모든 구매도 귀찮을 때는 ‘JBL 하만인터내셔널 SB400’을 구입하자. 배송 즉시 한두 시간 내에 방이 극장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름신이 부른다

영화(굿즈)팬은 여름이 더더욱 반갑다. 6월엔 무주산골영화제, 7월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8월엔 정동진독립영화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 저마다 색이 다른 영화제들이 열리니까! 휴가 간 김에 축제에 영화까지 즐길 수 있는, 그만한 바캉스가 또 없다. 물론 영화제 로고가 예쁘게 찍힌 기념 티셔츠와 에코백 구입은 필수다. 주머니 없는 에코백엔 파우치가 반드시 필요할 테고 야외에선 더울 테니 부채와 손수건도 잊지 말자.

한창 놀다 배고프다면 맥도널드로 가자. <미니언즈> 개봉을 기념해 해피밀 세트 미니언 토이 2차 라인이 곧 출시된다. 다 갖고 싶으면 햄버거 다섯개를 먹어야 하냐고? 8월9일 출시일 하루만 매장당 100개 한정 수량으로 제공되는 스페셜 세트는 버거 한 세트와 토이 5종, 나머지 세트 4개를 구매할 수 있는 쿠폰으로 구성돼 있다. 스페셜 세트를 구입하지 못했다 해도 다음날부터는 단품 구매가 가능하니 걱정은 접어도 좋다. 후식은 셰이크로 하자. 8월10일부터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믹스 앤 셰이크를 구매하면 <빅 히어로>의 베이맥스컵에 음료를 담아준다. 씻어 말리면 저금통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날도 더운데 가긴 어딜 가?’라고 생각했다면, 방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메가블록을 조립하는 일도 꽤 재미있다. 블록이 너무 작아 손이 큰 독자라면 조금 힘겨울지 모르지만 완성 후의 뿌듯함은 상상 이상이다. 캐릭터도 다양하니 취향껏 골라보자. 잠들기도 힘든 열대야엔 시원한 맥주와 독서가 최고다. 온라인 도서구매 사이트 알라딘에서는 지정도서를 포함해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배트맨 유리컵을 사은품으로 준다. 배트맨 병따개를 받을 수도 있다. 아니, 배트맨 유리컵과 병따개를 주문하면 책이 따라온다. 당연히 정품이다. 유리컵을 손에 넣지 못해 슬픈 독자에겐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각종 영화 콜드컵이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