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영화보기
스마트폰을 이용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꽤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앱 빙고 플레이어는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스마트폰에 도입해 가상 극장으로서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앱을 실행하면 일반 스테레오 사운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체험도 가능하니 일단 한번 들어보시라. 그리고 마이캐치온 채널 가입자라면 영화 콘텐츠를 더욱 저렴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티빙 앱은 최신 개봉작뿐 아니라 이동진 평론가의 토크 프로그램도 함께 감상 가능하다는 점도 알려둔다. 지금 <버드맨>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토크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바야흐로 병맛의 시대 <노점묵시록>
영화 <스물>에 깜짝 등장했던 웹툰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백봉 작가의 웹툰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후루야 미노루, 우스타 교스케풍의 독특한 ‘병맛’ 기운이 느껴지는 백봉 만화의 기본 정서는 해학과 풍자, 패러디 등으로 뒤덮인 블랙코미디다. 신나게 웃고 떠들다가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보여 쌉쌀한 뒷맛을 남긴다. 그렇지만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지도 않는다. ‘병맛’의 또 다른 의미는 ‘재미’와 ‘긍정’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올해 초에 연재를 마쳐 1화부터 최종화까지 한번에 정주행하기도 딱 좋다.
만화로 대동단결
부천 하면 만화! 만화의 도시 부천을 상징하는 부천국제만화축제가 8월12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18회째 열리는 내공을 말해주듯 주목할 만한 행사와 전시가 알차다. 역대 최대 규모의 특설만화마켓, 영화 애니메이션 상영회, 캐리커처 드로잉 쇼 등 행사가 한가득. 눈에 띄는 전시도 마련된다. 허영만, 고우영, 한국의 슈퍼히어로 등의 국내 만화 전시를 비롯해 ‘수짱’의 마스다 미리, 핀란드 국민캐릭터 무민(사진) 70주년 기념 전시도 열리니 놓치지 말고 돌아볼 것. 만화팬들을 위해 평소 좋아하던 만화가를 직접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마련된다. 인기 만화 작가 이종범, 원현재, 전진석, 조혜림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팟캐스트 방송이 마련되며, 이종범, 만취 작가 등 20여명의 만화가를 직접 만나는 사인회도 열린다.
영화의 바다로 피서
해운대 바다가 너무 북적거린다고? 그렇다면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 피서를 떠날 걸 적극 권한다. 영화의 전당에서 8월 한달간 열리는 ‘서머 스페셜’은 말 그대로 영화팬들을 위한 영화의 총망라다. 전설의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의 <이브의 모든 것>을 비롯한 대표작 7편을 모은 ‘베티 데이비스 아이즈’, 에릭 로메르 감독의 <봄 이야기> <여름 이야기> 등 계절 시리즈부터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 <파리의 랑데부> 등 8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계절과 기후의 마술’, 알렉스 프로야스의 <다크 시티>,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천년을 흐르는 사랑>, 알폰소 쿠아론의 <칠드런 오브 맨> 등 8편의 놓칠 수 없는 걸작 SF를 볼 수 있는 ‘동시대 SF의 재발견’이 상영된다. 야외광장에서는 영화음악, 문화예술 공연 등의 행사인 ‘부산영화관광축제’도 함께 열린다. 일단 영화의 전당으로 가고 볼 일이다.
영화와 함께 산의 정기를 흡수한다
캐나다엔 벤프산악영화제가, 영남알프스 울주에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가 있다. 올해는 내년 1회에 앞서 독특한 영화제를 미리 맛볼 수 있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레페스티벌. 8월28부터 9월1일까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등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해발 2000m에서 펼쳐지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그린 스페인영화 <하늘을 달리는 사람들>. 프레페스티벌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하기 위해 사전 제작지원된 2015 울주서밋 선정작 3편도 소개된다. 산을 주제로 한 13개국 43편의 영화로 산의 정기도 맘껏 즐긴다. 영남알프스 산자락에서 캠핑과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야영존이 운영되고, 히말라야 베이스캠프와 인공암벽장, 하늘 억새길 트레킹, 별 사진 촬영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천천히 스크롤하면…(오싹)
네이버 웹툰은 매년 여름 무렵, 다양한 웹툰 작가들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미스터리•호러 단편 시리즈를 연재해왔다. 그중에는 <옥수역 귀신>(2011 미스터리 단편 수록작•호랑 작가), <장산범>(2013 <전설의 고향>•POGO 작가)처럼 공포영화의 긴장감을 능가하는 섬뜩한 작품들도 상당했다. 올해의 옴니버스 단편 웹툰 시리즈의 제목은 <소름>이다. DEY 작가부터 이혜 작가까지, 8월 초 현재 14편의 공포 단편들이 연재되었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생사>(DEY 작가)와 독자들의 해석이 분분한 <현상>(박수봉 작가)이 네티즌 사이에 화제다. 공포 웹툰의 백미는 스크롤을 내렸을 때 어떤 장면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점과 기괴한 사운드. 모바일로 감상하기보다 PC 화면의 큰 창을 응시하며 서서히 스크롤을 내리는 편이 더 쫄깃하다.
영화와 소설 사이
한국영화•외화를 막론하고 최근의 영화마케팅 트렌드는 사전에 많은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과 논픽션 등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은 늘 존재하는 법이라 기다리는 자의 조바심을 얼마간 달래준다. 리들리 스콧의 새로운 SF영화 <마션>의 경우 앤디 위어의 동명 베스트셀러(알에이치코리아 펴냄)를 기반으로 한다.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소설은 화성에 고립된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 마크 와트니의 687일간의 화성일지를 들여다본다. 이언 매켈런이 93살의 셜록 홈스로 출연하는 <미스터 홈즈>는 미치 컬린이 집필한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황금가지 펴냄)이 원작이다. 셜록 홈스의 신화를 해체하고 싶었다는 이 책의 저자는 세월의 풍파에 날카로움이 다소 마모된, 보다 인간적인 모습의 홈스를 만들어냈다. 제이크 질렌홀과 제이슨 클라크가 출연하는 <에베레스트>는 1996년 에베레스트 등반 중 목숨을 잃은 12명의 산악인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로, 당시 등반에 참여했던 저널리스트 존 크라카우어가 집필한 논픽션 <희박한 공기 속으로>(황금가지 펴냄)의 내용과 겹친다.
숲에서 영화를
모두가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계절에는 영화관조차 가끔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탁 트인 야외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 소식이 반갑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강원센터와 KT&G 상상마당 춘천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강 건너 영화 구경’은 8월 한달 동안 매주 오후 8시 KT&G 상상마당 춘천 야외공연장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맘마미아!> <여고괴담> <드래곤 길들이기>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상영작으로, 입장료는 무료다. 서울시 성동구는 8월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서울숲 야외무대에서 ‘한여름밤의 서울숲 힐링영화제’를 연다. 8일부터 순차적으로 <어니스트와 셀레스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비긴 어게인>과 <늑대아이>가 상영될 예정이다. 한편 인천영상위원회는 ‘찾아가는 영화관’ 사업의 일환으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밤마실 극장’(사진)을 연다. 장소와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ifc.or.kr)를 통해 공개된다.
우디 앨런의 냉소는 어디에서 비롯됐나
<미드나잇 인 파리>(2011)의 감성 판타지는 참을 만했지만, <매직 인 더 문라이트>(2014)까지 가니 어쩔 수 없는 식상함이 몰려왔다. ‘유럽 관광청 홍보대사’라는 수식은 이쯤하면 됐다. 우디 앨런 감독 말이다. 자고로 여행지에선 사람 마음이 좀 풀어지게 마련. 범접할 수 없는 특유의 날선 유머와 신경증적 태도, 냉소를 바탕으로 하는 뉴요커 우디 앨런을 만나자면 역시 그의 홈베이스인 뉴욕으로 가는 게 맞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8월18일부터 30일까지 ‘영화와 공간: 우디 앨런의 뉴욕’이라는 주제로, 유럽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는 우디 앨런이 아닌 뉴욕을 배경으로 뉴요커의 삶을 형상해온 우디 앨런의 작품만 모아봤다. 모으고 보니 무려 18편이다. <애니홀>(1977), <인테리어>(1978), <맨하탄>(1979), <카이로의 붉은 장미>(1985) 같은 초기작을 모두 35mm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8편을 다 보고 나면 뉴욕에 가지 않고도 지도 그릴 정도의 경지에 오를 테다.
여름 축제의 끝판왕은?
지산과 펜타포트는 막을 내렸지만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주요 피서지에서는 빅 게스트가 참여하는 다양한 컨셉의 음악 페스티벌을 장전해두고 있다. 8월13일부터 15일까지 해운대 해수욕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해운대 비치 서머 페스티벌은 에픽하이와 위너, 리쌍과 싸이 등이 참가한다. 8월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2015 KOREA EDM & MUSIC FESTIVAL in SEOUL’은 이승환, DJ DOC, 김경호와 버벌진트 등 장르와 스타일의 폭이 넓은 스타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8월15일부터 16일까지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5 사운드베리 페스타에선 윤하와 옥상달빛, 짙은 등 청량하고도 세련된 음색을 지닌 뮤지션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시리즈 마스터를 권함
‘버티고 시리즈’는 미스터리, SF 등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데뷔작인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 <올빼미의 울음>과 함께 목록에 들었고, 제임스 엘로이가 ‘타탄 누아르의 제왕’이라고 칭한 이언 랜킨의 ‘존 리버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매듭과 십자가>도 만날 수 있다. 휴고상 수상작가 댄 시먼스의 장편소설 <테러호의 악몽>까지가 1차 출간분에 포함되었다. ‘필립 K. 딕 단편집 시리즈’의 신간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그의 초기 걸작들이 실렸는데, 이중에서 영화화된 소설만 6편이다. <스크리머스>의 원작 <두 번째 변종>, <임포스터>의 원작 <사칭자>, <스크롤러>의 원작 <조정 팀>, <넥스트>의 원작 <황금 사나이>, 소설과 영화의 제목이 같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까지. 단편소설이 장편 극영화로 탈바꿈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재료가 상상력임을 새삼 깨닫게 하는 작품들이다.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호러의 대가가 선보이는 탐정 추리물이다. 스티븐 킹은 탐정 호지스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3부작으로 구상했는데, 이 시리즈의 후속작인 <파인더스 키퍼스>도 곧 만날 수 있을 듯. 아비코 다케마루의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뫼비우스의 살인>도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살육에 이르는 병>은 <뫼비우스의 살인>을 쓰는 도중에 떠올린 이야기라고. ‘해리 홀레 시리즈’의 6권은 미니북(148X100mm) 세트도 제작되었다. 휴대가 간편한 크기이니 휴갓길 길동무로 삼으시길. 여름을 걸고 시작해볼 만한 시리즈라면 오노 후유미의 ‘십이국기 시리즈’를 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네 번째 이야기 <바람의 만리 여명의 하늘>까지 읽고 나면 시리즈 후속작 기다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빠져들게 된다. 다음 책 기다리기가 어렵다면 오노 후유미의 <시귀>를 읽으며 기다리시라.
미개봉 DVD, 블루레이 추천작
오직 방에서만 즐길 수 있는 극장 미개봉 DVD, 블루레이 출시작 리스트를 훑어보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영화다. 먼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통해 배우 톰 하디에 ‘입덕’한 관객에게 그의 최신작 <더 드롭>을 추천한다.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거대한 갱 조직과 정면으로 맞서게 되는 톰 하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DVD에는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부가영상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영화를 통해 근사한 여름 휴가지를 보고 싶다면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2>를 강력 추천한다. 주디 덴치, 빌 나이, 매기 스미스, 데브 파텔 등 1편의 주연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며 리처드 기어가 새롭게 합류해 인도 자이푸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행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조용한 방 안을 한순간에 콘서트장으로 뒤바꿔버릴 강력한 음악영화도 있다. 진정한 흑인 솔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제임스 브라운>은 방 안에서 혼자 즐기기에 정말 아쉬울 정도로 흥과 페이소스가 넘치는 음악영화다. 제임스 브라운을 연기한 채드윅 보스먼은 향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중요하게 등장할 흑인 슈퍼히어로 캐릭터 블랙팬서를 연기할 기대주이기도 하니 꼭 체크해두자.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다큐멘터리 <커트 코베인: 몽타주 오브 헥>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카메론 크로 감독의 1992년작 <클럽 싱글즈>는 싫어할 이유가 없는 청춘영화다. 코미디영화도 있다. 크리스 록 감독의 <탑 파이브>와 윌 페렐 주연의 <겟 하드>는 극장에서 불특정 다수의 관객과 함께 즐기기에 다소 민망할 정도의 화장실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나 홀로 여름 안방 극장을 꾸미기에 딱 좋은 영화다. 마지막으로 한국 고전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한국 영상자료원에서 잊혀진 영화를 발굴, 복원하는 가운데 최근 주목할 만한 발굴 사례로 꼽히는 <수업료> <노다지> <귀로>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의 영화가 DVD로 출시했으니 놓치지 말자. 특히 <수업료>와 <노다지>는 한국영화사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작품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영상과 글 자료가 함께 제공된다. 이 영화들이 어떻게 발굴되었고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닌 작품인지 그 안에 모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