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쥬라기 월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최근 천만 관객을 달성한 두편의 한국영화가 나왔지만 상반기 극장가를 지배했던 건 분명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다. 블록버스터 전반의 질적 향상 덕분이라고 쉽게 단정하진 않겠다. 실망할 때 하더라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실망하고 싶은 게 블록버스터의 힘이고 올해 상반기를 장식한 영화들도 대개 그러했다.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도 있었고, 예상대로 흥행 가도를 달린 영화도 있었으며,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도 있었다. 완성도와 만족도, 평단의 반응과 관객의 호응은 제각각이었지만 대체로 하나의 경향을 짚자면 이른바 ‘귀환’이 아닐까 싶다. 리부트, 리메이크 등 성공한 영화의 생명을 어떻게든 연장시키고자 하는 건 블록버스터의 자연스러운 속성이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유난했다. 오래된 시리즈들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연이어 부활했고, 전통의 강자들 또한 기대 이상의 젊은 활력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에 2015년을 장식한 블록버스터영화 중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는 작품을 몇편 추려 색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려 한다. 프랜차이즈의 완성형이랄 수 있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명작의 귀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2년 만에 다시 돌아온 전설 <쥬라기 월드>, 3부작 리부트의 첫발을 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영원한 청춘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이자 최근의 트렌드와 앞으로의 징후를 읽어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줄 영화들이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대상을 객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다. 이 영화들을 이 시점에 새삼 꺼내보려 하는 건 해당 영화가 한창 극장가를 달구고 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잘 숙성된 5편의 블록버스터들은 그때는 보이지 않던 얼굴을 슬며시 내밀며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식을 알려줄 것이다. 오래 보고, 다시 보고, 또 보자. 어느새 시리즈의 팬이 되어 있는 당신을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