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성과만큼 중요한 건 완성도를 높이는 일
2016-01-21
글 : 김성훈
사진 : 최성열
쇼박스 김도수 한국영화 제작투자 본부장

<암살> 1270만여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내부자들> 706만여명(1월6일 현재), <사도> 624만여명,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387만여명, <극비수사> 286만여명, <강남 1970> 219만여명. 지난해 쇼박스는 내실을 다지고 실속을 제대로 챙겼다. <암살> 같은 텐트폴 무비부터 <극비수사> 같은 중급 규모의 영화까지 거의 모든 라인업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매 작품 전력투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덕분이다. 텐트폴 무비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중급 규모의 영화가 흥행하기 쉽지 않은 산업 상황에서 쇼박스의 성과는 곱씹을 만하다.

-2015년 영화 사업은 어땠나.

=회사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라인업의 편당 관객수가 약 500만명에 가깝더라. 의미 있는 성과였던 것 같다.

-<암살> 같은 텐트폴 무비부터 <내부자들> <사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극비수사> 같은 중급 영화까지 골고루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내부 전략이라 자세한 얘기를 꺼내긴 어려운데…. (웃음) 좋은 작품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그렇게 찾은 작품을 섬세하게 보고, 감독님들을 신경써서 관리했다. 얘기해보니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 같진 않다. <극비수사>는 메르스 사태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메르스 전염에 대한 관객의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시기 운이 따라준 것 같다. <내부자들>은 700만명까지 불러모을 줄 예상을 못했다. 감독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100만명을 넘을 정도로 관객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라인업 숫자가 열편 안팎으로 줄었다. 몸집이 부쩍 가벼워졌다. 그게 라인업 운용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1년에 열편이면 한달에 약 한편 개봉하는 일정이다. 덕분에 매 작품 최선을 다해 온 힘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매년 열편 정도가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적정 편수가 아닐까 싶다. 올해는 물론이고 2017, 2018년 라인업도 그 정도 규모로 꾸릴 계획이다.

-다른 투자•배급사에 비해 후반작업 기간이 길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 정도면 관객에게 내놓기에 충분한 것 같다’는 목표치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 않나. 쇼박스는 그 목표치가 높다.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배급 날짜를 충분히 확보한 뒤 우리가 만족할 때까지 편집을 한다.

-다른 회사들 역시 후반작업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지만, 쇼박스가 유독 후반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건 라인업 숫자가 적기 때문인가.

=그것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몸집이 크면 라인업을 유동적으로 변경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 매년 달성해야 할 사업 성과가 있지 않나. 그것만큼 중요한 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올해든, 내년이든 시기와 상관없이 완성도나 재미를 좀더 높일 수 있다면 개봉 날짜를 변경하는 건 큰일이 아닌 것 같다.

-그 점에서 2월4일 개봉하는 <검사외전>이나 상반기에 내놓을 <가족계획>도 후반작업이 꽤 긴 편이다.

=맞다. 두편 모두 지난해 촬영이 끝난 뒤 지금까지 매만지고 있다. 특히, <검사외전> 편집을 오래 했다.

-최근 한국영화는 여름과 겨울 시장에 대작 영화를 개봉해 흥행시키는 텐트폴 배급 전략이 강화되는 반면, 중급 영화 흥행이 저조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쇼박스의 지난해 성적이 이 현상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작품에 자신감이 있다면 굳이 성수기와 비성수기를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부자들>은 원래 지난해 12월에 가려고 하다가 자신감이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11월 중순으로 앞당긴 것이다. 스크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경쟁작이 적어 큰 부담감 없이 롱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해마다 개봉작 수가 늘고 있다. 한정된 스크린을 두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만큼 시장 분위기가 좋다는 방증이 아닌가. 분위기가 좋으니 돈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2004, 2005년 호황기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인데, 우리는 그때 교훈을 얻지 않았나. 이 분위기를 지속하고 싶으면 결국 매 작품 공들여 만드는 수밖에 없다.

-2016년 자사 라인업 중 기대작은 무엇인가.

=모든 작품이 애착이 간다. (웃음)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터널>을 꼽고 싶다.

-2016년 타사 라인업 중 기대작도 얘기해달라.

=<곡성> <아가씨> <밀정>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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