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가 끝내 극장에서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IPTV와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케팅의 실패를 말하는 이도 있고, 과한 개성을 이유로 꼽는 이들도 있다. 왜 흥행하지 못했는지를 따져 묻는 건 이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취향과 호불호의 문제를 떠나 우리는 이 영화가 이대로 잊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이 영화가 주목받지 못한 걸작으로 다시 소환되었을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좀더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이에 <비밀은 없다>가 관객을 매혹하는 지점, 이 영화가 이룬 것과 영화를 둘러싼 오해, 최근 한국영화 사이에서 유독 빛나는 이유에 대한 세편의 글을 모았다. 아마도 한참 모자랄 테지만 이 글들을 시작으로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좀더 풍성해지길 바란다. 이 견해들에 동의한다면 2차 시장에서 영화를 다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도 좋겠다. 우리는 아직 <비밀은 없다>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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