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현재 헐리우드가 감당해낼 수 있는 호러적 잔혹성의 한계 <마터스>
2016-10-19
글 : 조재휘 (영화평론가)

어린 시절 자신을 학대한 정체불명의 사람들로부터 도망쳐 나온 루시(트로이안 벨리사리오)는 수녀원에서 만난 안나(베일리 노블)와 단짝 친구가 되어 심신의 상처를 회복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성인이 된 루시는 산탄총을 들고 과거 자신을 학대한 자의 집을 찾아 일가족을 몰살한다. 안나는 이 참극에 경악하지만 결국 루시를 구하기 위해 사건의 뒤처리를 돕는다. 그러나 이 복수는 이윽고 찾아올 더 큰 파란의 서막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지하실에 들어간 안나는 루시가 겪었던 가학행위가 실제 존재했으며, 새로운 피해자로 어린 소녀 사만다가 감금되어 있는 걸 발견한다.

<마터스>(2015)는 동명의 프랑스 원작에 대한 할리우드 버전의 리메이크다. 파스칼 로지에가 연출한 프랑스산 공포영화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2008)은 알렉상드르 아야의 <익스텐션>(2003) 이래 가장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원작은 최고의 유럽 판타지 장르영화제인 시체스영화제에서 실버 멜리에상(유럽 장편영화부문 작품상)과 특수분장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하며 파스칼 로지에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리메이크작 <마터스>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의 각본가 마크 L. 스미스가 감독과 함께 각본을 썼으며,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의 블룸하우스와 <컨저링> 시리즈의 사프란 컴퍼니가 제작에 참여했다. 현재 아이디어의 기근을 겪고 있는, 그래서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2010)나 <이블 데드>(2013)처럼 고전 호러영화의 가치를 재발굴해 현대적 각색의 리메이크를 연이어 양산 중인 현재 미국 호러 장르의 경향성 속에 들어 있는 작품인 셈이다. 다만 영미권 배우로의 교체 이외에 <마터스>가 원작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고어 장면의 수위다. 루시와 안나 두 주인공의 관계에 좀더 주안점을 둔 드라마와 강화된 오컬트적인 색채 대신, 악명 높았던 원작의 폭력성이 대폭 줄어든 리메이크 버전 <마터스>는 현재 할리우드영화가 감당해낼 수 있는 호러적 잔혹성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짚어주는 지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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