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을 앞두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굉장히 흥분되고 가슴 벅차다. 김대현 감독이 김시스터즈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덕분에 세번이나 한국에 오게 됐다. 2015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제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을때 한국에 온 게 거의 30년 만의 방문이었고, 지난해에는 월드뮤직페스티벌 참석차 광주에 갔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제천영화제에서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1시간이 조금 넘는 다큐멘터리에 지나간 시간들이 다 담겨 있더라. 좋았던 일, 나빴던 일, 슬펐던 일, 기뻤던 일, 내 인생이 쭈욱 흘러갔다. (얘기 도중 눈물이 고이자) 70살이 넘었는데 그 시절 얘기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나온다.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김대현 감독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연락을 취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
=과거에도 우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적은 있지만 현실화된 적은 없었다. 김대현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땐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했는데 진짜로 헝가리까지 올 줄은 몰랐다. 부다페스트의 어느 호텔에 묵으면 동선이 편하느냐고 연락해왔을 때에야 이분이 진짜 오는가보다 싶었다. (웃음)
-김시스터즈로 활동하며 성공했다고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
=시카고에서의 첫 공연을 마쳤을 때였다. 공연이 끝난 뒤 우리를 인터뷰하려고 기자들이 많이 왔다. 그땐 미국 진출 초창기라 우리가 영어를 못했다. 영어를 못하는데 어떡하냐고 매니저에게 얘기했더니, 기자들이 질문하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면 된다더라. 무대에서 영어 노래를 1시간 동안이나 부르니까 기자들은 당연히 우리가 영어를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어떤 질문에도 웃으면서 고개만 끄덕이자 결국 기자들도 눈치를 챘다. 다음날 신문에 커다랗게 우리의 사진과 얘기가 실렸다. 한국에서 온 김시스터즈가 영어 노래는 기가 막히게 부르는데 인터뷰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해서 웃기만 했다고. 그런데 그 사실이 오히려 귀엽고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웃음) 그렇게 쇼가 끝난 뒤 신문에 우리 얘기가 실리고 사진이 실렸을 때 성공이 시작되고 있다고 느꼈다.
-여전히 뮤지션으로 활동 중인데, 바람이나 꿈이 있다면.
=남편도 나도 이제는 귀가 어두워져서 작은 소리는 잘 듣지 못한다. 집에선 서로 소리 지르면서 대화하는데,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죽을때까지 음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