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내 정서의 출발점을 찾기 위해 - 김대현 감독
2017-02-08
글 : 이주현
사진 : 오계옥

-<다방의 푸른 꿈> 이전에 <한국번안가요사>(2012)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대한 관심이 이난영과 김시스터즈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간 건가.

=대중가요의 역사에 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로 영화를 시작했는데, 극영화를 만들며 힘들었던 어느 순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내 정서의 출발점은 어디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그러면서 대중가요를 처음 들었을 때, 번안가요를 처음 들었을 때 내 정서가 반응했던 것을 떠올렸고, 번안가요의 역사를 찾아보다가 작품까지 만들게 됐다. 그러다 1960~70년대 유행한 번안가요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김시스터즈를 알게 된 거다.

-김숙자, 김민자 두분에게 연락을 취하고 촬영 동의를 받는 과정이 수월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어려웠다. 숙자 선생님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는데 다른 영화사와의 계약 문제가 얽혀 있어 촬영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숙자 선생님을 인터뷰 하지 못한 건 나로서도 몹시 안타깝다. 민자 선생님에 대해선 동유럽 어딘가에 계시다는 정보만 있었다. 폴란드인지, 체코인지, 헝가리인지도 명확히 알 수 없었는데 대사관과 문화원 등에 수소문한 끝에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실제로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 찾아가 촬영했다.

=벨을 누르니까 굉장히 놀라셨다. (웃음) 촬영감독과 둘이서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어쨌든 한국 대중가요사에 있어 김시스터즈의 존재가 중요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갈 수밖에 없었다. 유명 음악가족의 집안에서 태어난 소녀들의 인생이 결국 부다페스트까지 이어지게 된 건데, 그 여정이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부다페스트에 가서 너무 좋았던 건, 70대가 된 선생님이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였다. 결국엔 노래 부를 수 있는 무대를 찾아 라스베이거스에서 부다페스트로 가신 건데, 이렇게 그분들의 삶에서 음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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