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영화를 살리는 방법이 있다면.
=이혜은_ <컴, 투게더>로 오랜만에 독립영화를 찍었는데 생각보다 독립영화 마니아층이 두텁다는 걸 알게 됐다. 다양한 영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가까운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관객은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다. 그러려면 언제든 다양성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문화를 누리고 나누다보면 다양성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한국영화계도 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신동일_ 다양성영화는 자본의 논리, 시장의 논리로만 다루면 안 된다. 극장에서 안정적으로 다양성영화가 상영될 수 있도록 공적 기관의 지원 혹은 긍정적 의미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추천하고 싶은 다양성영화는.
이혜은_ 몇년 전부터 영화 취향이 바뀌고 있다. 요즘은 할리우드 액션영화나 블록버스터영화가 와닿지 않는다. 최근에 본 영화들도 <다시, 벚꽃>(2017), <노무현입니다>(2017), <다음 침공은 어디?>(2015) 같은 영화들이다. <우리들>은 극장에서 두번이나 봤고. 그렇게 취향의 변화에 영향을 준 작품이 있는데 <카모메 식당>(2006)이다. 소박하지만 <카모메 식당>은 내 인생의 영화이기도 하다.
신동일_ 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철의 사나이>(1981). 지금도 계속해서 영화적 화두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최근에 인상적으로 본 영화는 폴 버호벤의 <엘르>(2016)인데 인간의 이중성과 트라우마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인상 깊었다.
-<컴, 투게더>를 찍으면서 느끼고 배운 점은.
이혜은_ 오랜만에 경험한 독립영화였다. 모든 스탭들이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 올려 만든 작품이고 나 역시 감각의 날을 세워 연기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창작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채빈_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이다. 이 영화를 찍을 때 스무살이었다.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고민도 많고 겁도 많았는데 현장에서 마음껏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신동일_ <반두비>(2009) 이후 오랜만에 만든 영화였다. 개봉을 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든 생각은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거였다. (웃음)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중년 관객층과 영화를 보며 교감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독립예술영화를 즐기는 주 관객층이 젊은 층이다보니 그들과 어떻게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더라. 변화된 세상, 변화된 취향에 어떻게 대응하고 소통할 것인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