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씨네21>은 김종관 감독의 <더 테이블> 현장을 네번 방문했다. <더 테이블>은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며 하루의 서로 다른 시간대를 통과하는 네쌍의 이야기를 엮은 작품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김종관 감독의 오랜 인연 정유미와 한예리, 김종관 감독과의 작업이 처음인 임수정과 정은채가 책임진다. 정유미는 스타배우 유진, 정은채는 하룻밤의 설렘에 속았다고 생각하는 경진, 한예리는 결혼사기꾼 은희, 임수정은 결혼을 앞둔 혜경이 되어 카페 테이블 앞에 앉았다. <더 테이블>은 대화와 시선으로만 채워진 정적인 영화다. 말과 말, 눈빛과 눈빛 사이엔 복잡한 감정들이 부유한다. 정적인 영화를 정적이지 않게 만드는 건 오롯이 네 배우의 몫이다. 영화를 가득 채운 네 배우의 얼굴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씨네21>은 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섬세하게 전하는 그 황홀한 얼굴들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서울 서촌 골목의 한 카페에서 네 배우들은 각기 1~2 회차의 촬영을 진행했고, 그때마다 <씨네21> 기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오래 묵혀두었던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이제야 전한다. 어느덧 네번의 계절이 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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