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대전②] 박찬종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 "특수영상 제작 가능한 융·복합 시설 만들 것"
2017-12-13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최근 대전시는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을 활성화하는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특수촬영 스튜디오와 제반 기술 개발 등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스튜디오 시설 자체만으로는 그 경쟁력이 오래가지 못한다. 특히 시설 규모 면에서는 중국을 이길 방법이 없다. 그래서 대전시는 시설과 장비 위에 대덕연구단지의 기술력으로 재무장하기 위한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2012년부터 시행해왔다. ‘리모트컨트롤 수중촬영 장비’나 ‘언리얼 게임엔진 기반의 프리비즈 시스템’을 구축한 개발사 등을 육성했듯이 콘텐츠 산업의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가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튜디오 큐브의 출발은 드라마 촬영 중심 지원사업이었다. 이제는 영화 촬영 중심으로 지원사업을 추진해가고 있는데 대전시가 영화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대전영화촬영스튜디오의 활용이나 지역 로케이션 촬영을 보면, 드라마보다 영화 촬영이 훨씬 많았다. 스튜디오 큐브를 초기 기획 당시에 드라마타운이라고 불렀던 이유는 한국의 드라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한국 드라마 산업 특성상 사전제작 시스템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의 드라마 촬영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전검열제 등 외부환경의 변화에 의해 드라마 시장의 여건도 급변하고 있어 드라마 제작 시스템 자체가 영화 제작방식을 따라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영화산업에 주목한다기보다는 대전시가 영화제작 시스템 중심의 지원 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영상센터 바로 옆에 스튜디오 큐브가 개관하면서 기존에 운영하던 액션영상센터와 스튜디오 큐브가 상생할 수 있는 이용 방안을 고민하는 문제가 중요했을 것 같다.

=2009년부터 고민해왔던 부분이다. 운영 면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화체육관광부, 대전광역시,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4자 기관협의회를 매달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양 기관이 가진 시설 및 장비의 홍보부터 대관에 이르기까지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대관 현황, 제작사 요청사항 등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7월에 대전영상인프라 공동 팸투어를 진행했는데 이러한 상생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아직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 중에서 새롭게 추진하고 싶다거나 혹은 지금 가장 논의가 필요한 사업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먼저 대전지역 특수영상 전문기업 육성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비주얼 아카데미 운영체, 즉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게 가능하다면 특수영상 제작사들이 직접 이곳에서 장비를 만들고 출납할 수 있게 되고 또 이를 바탕으로 대전지역 14개 대학 50여개 학과와 연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까지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대전영화촬영스튜디오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UHD 고화질 시대와 한국영화 제작비 상승에 따라 현재 운영하는 350평과 200평 규모 스튜디오의 활용성은 일반 영화 제작현장에서는 점차 적어질 테지만 모션캡처 등 가상스튜디오 시설은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영화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들과 같은 가상캐릭터와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영상제작은 제대로 된 파이프라인도 없다. 이러한 영상기술들이 집적된 전용 스튜디오와 한국영화에 최적화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 소재 선택의 폭도 넓히고 제작 능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