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의 서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이들이 ‘폭도’라 명명되던 시절이 있었다. 최루탄에 맞아 살갗이 타들어가고, 끌려가 고문당하고, 죽임을 당하고, 그리고 그 죽음마저도 철저하게 은폐하던 혹독한 시절. 장준환 감독의 <1987>은 1987년 1월부터 6월까지, 그 끝나지 않았던 암흑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뜨거운 온도를 담는다. 고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죽음 앞에서, 모두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미친 정권 아래서,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부디 ‘그날이 오기를’ 염원했다. 기자, 교도관, 상인, 대학생 등 이 영화의 많은 배역 중 어느 하나 주인공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 많은 인물 중 <1987>을 대표하여 배우 김윤석·유해진·이희준·김태리 네 주역이 스튜디오에 모였다. 지난해 겨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하며 뜻을 모은 배우들은 영화 촬영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마치 가족처럼 돈독해 보였다. 김윤석은 “우리 영화를 보고 마지막에 다같이 촛불시위처럼 한뜻이 되길 바란다”며 <1987>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30년 전, 한명 한명의 발걸음이 나비효과가 되었고,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영화 속 그 아픈 희생 앞에서, 꺽꺽 울음을 삼켜야 함에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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