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보고]
<퍼시픽 림: 업라이징> 감독 스티븐 S. 드나이트 - 괴수 액션 엔터테인먼트를 극대화시켰다
2018-03-23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영화의 감독을 맡게 됐을 때, 당연히 이 시리즈의 첫 영화인 <퍼시픽 림>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떤 걸 배웠고 이 영화 이야기는 어떻게 발전시켰나.

=첫편과 기예르모 델 토로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 감독을 맡게 된 직후 영화뿐 아니라 DVD의 부가영상을 몇번이나 반복해서 봤다. 그 뒤 기예르모와 만나 아이디어를 나눴다. 그 당시 기예르모가 다른 영화를 촬영하는 중이라 이 영화에 많이 개입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는데, 그게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었다.

-영화로 치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TV시리즈인 <스파르타쿠스: 블러드 앤드 샌드>로 유명세를 얻었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관객은 대부분 미성년자일 거다. 그게 감독으로서 표현을 제한하진 않았나.

=딱히 그렇진 않다. 나는 괴수물에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엔터테인먼트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괴수물을 언급하는 걸 보니, 당신 역시 팬보이였나보다.) 완전히 팬보이다. 기예르모와 마음이 맞는 이유도 우리가 서로 같은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자랐기 때문이다.

-존 보예가는 어떤가? 처음부터 펜테코스트(전편의 이드리스 엘바)의 아들 역할로 마음에 두었나.

=사실 처음에는 각본을 찰리 허냄(전편의 랄리 역)을 주인공으로 완성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찰리 허냄이 <빠삐용>의 리메이크에 출연하며 촬영 시기가 겹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프로듀서 중 한 사람인 메리 페어런트가 존 보예가를 추천했다. 나 역시 존의 팬이었지만, <스타워즈>라는 SF 프랜차이즈에 출연하는 그가 또 다른 시리즈에 출연할까 싶었다. 그런데 존이 괴수물 장르의 엄청난 팬이었던 거다. 그다음부터 제이크 펜테코스트(존 보예가)의 역할은 존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런 영화의 액션 장면은 디테일을 알아차릴 수 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감독 입장에서 공들인 액션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인가.

=섀터돔이 공격받는 장면이다. 보통의 예거 대 예거, 예거 대 괴수의 장면은 카뎃(예거 파일럿) 장면을 따로 촬영하는데, 이 장면에서는 사람들은 바닥에서 뒹굴고 공격받은 예거도 부서지고…. 각자에 맞는 효과와 기술이 필요했다. 사실 제이크와 네이트(스콧 이스트우드)가 집시에 탑승해서 드론 예거를 공격하는 시퀀스도 있었는데, 예산상 촬영하지 못했다. 제대로 구현됐다면 존 카펜터의 <더 씽>에 대한 오마주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대부분 중국과 일본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아시아 국가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일본은 예거와 괴수가 격전을 벌이는 클라이맥스의 배경이고 중국은 기술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룬 국가로 묘사된다. 사전에 이 국가들에 대한 아이디어가 특별히 있었나.

=솔직히 그건 아니다. 중국은 현재의 모습을 최대한 반영해낸 결과이고, 일본은 팬보이로서 도쿄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걸 보고 싶었다. 괴수가 도쿄를 파괴하는 상상은 괴수물을 보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만한 판타지다.

-정말 짧은 장면이지만 한국 관객은 놓치지 않을 카메오가 있다. 김정훈이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김정훈쪽에서 먼저 첫 영화의 팬이라며 출연하고 싶다고 연락해왔고 나 역시 흔쾌히 승낙했다. 하지만 그가 너무 바빠 짧게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 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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