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시작과 끝 같은 존재다. 다시 말해 도일출(박정민)이 본격적으로 도박의 세계에 풍덩 빠져들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인물이다. 자신의 속내를 숨긴 채 돈에 눈이 멀어 달려드는 포커판의 상대를 휘어잡아 결국은 매정하게 무너뜨려야 하는 야수 같은 존재가 바로 마돈나다. <비밀은 없다>의 담임교사 소라, <밀정>의 사희, <봉오동 전투>의 독립군 자현을 거쳐 배우 최유화가 다다른 <타짜: 원 아이드 잭>의 마돈나란 캐릭터는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왜 이제 만났을까 싶을 정도로 몸에 딱 맞는 인물이었다고.
-<타짜>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배우로 합류한 소감이 어떤가.
=박정민 배우와 권오광 감독을 믿고 합류했다. 나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컸다. 감독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통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내가 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에 쓰여 있는 것 이상으로 왠지 마돈나라는 인물을 내가 알것만 같았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이지만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었다고 할까.
-극중 마돈나를 어떤 인물이라고 해석했나.
=마돈나는 타고난 여자다. 도박의 생리를 잘 아는 여자라고 할까.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아는 여자, 되게 섬세하면서도 내면이 복잡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말수가 거의 없고 눈빛으로만 말을 건네는 사람일 것 같고. 그래서 그런 인물의 표정을 통해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려 노력했다.
-<타짜> 시리즈는 매번 주인공과 인연이 얽히는 인물로 두명의 여성 캐릭터를 내세웠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의 마돈나는 <타짜>의 정 마담과 화란, <타짜-신의 손>의 우 사장과 미나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 위치에 놓인 인물일까.
=‘원 아이드 잭’이라는 팀을 뒤흔드는 캐릭터이다 보니 아무리 해도 손에 안 잡히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앞선 시리즈의 캐릭터와는 다른 어두운 면모를 지닌 여자다. 그리고 보는 이에 따라 다른 인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사람이다.
-인터뷰 전에 박정민 배우에게 최유화는 어떤 배우냐고 물었더니 “부러워하는 유형의 배우다. 가만히 있으면 얼굴이 말을 하고 있는 배우”라면서 외모에서 느껴지는 드라마틱한 모습을 부러워하더라.
=그는 카메라 앞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재미있는 친구다. 아는 것도 많고. 현장에서 배우가 홀로 외롭게 고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면 차라리 빨리 그와 함께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마돈나에 푹 빠질 수 있게 도와줬다.
-마돈나는 장면에 등장하지 않을 때도 계속 일출의 주변을 맴돌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면도 느껴진다는 점에서 <비밀은 없다>의 소라와도 겹친다. 외형적으로 이러한 인물의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설정한 것이 있다면.
=연기하는 내내 나 스스로 정말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발견하게 됐다. 마돈나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그 장면에 일출이 등장하는지 안 하는지에 따라서 마돈나의 내면이 바뀌는 점을 표현해야 했던 것이 정말 어려웠다. 마돈나가 어떤 면에서는 무게감 있고 성숙한 여자라고 생각해 <비밀은 없다> 때보다 더욱 중저음의 목소리를 내어 표현하기도 했다.
-JTBC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타짜>의 조승우 배우와 함께 연기하기도 했는데 같은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로서 조언을 안 해주던가.
=드라마 끝날 때쯤 캐스팅 소식이 오고 가서 나중에 말씀드렸는데, 연기하기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시더라. 본인도 정말 재미있었다면서. <봉오동 전투>의 유해진 선배도 고광렬로 나오신 적 있으니까 <타짜> 출연배우 모임을 가져도 좋겠다고 하셨다. 그 모임 정말 장난 아닐 것 같다. (웃음)
-<타짜: 원 아이드 잭> 이후 정해진 스케줄이 있나.
=아직은 없다. 이번 영화 홍보를 잘 끝낸 다음 배우로서 다져야 할 것들을 더 공부할 것 같다. 배우 최유화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어떤 고민이 생긴 것인가.
=나 스스로 소신을 갖고 내 주변의 것들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내 생각과 의도와 다르게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두고 하는 말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세계가 더 단단해지면 좋겠다. 결국에는 배우가 좋은 멘털을 가졌을 때 좋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