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시아마의 영화는 한국에 너무 늦게 도착했다. 관객수 13만명을 돌파하며 프랑스 예술영화 중 드물게 국내 흥행에 성공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한국에서 개봉한 그의 첫 영화다. 셀린 시아마를 동시대 시네필들이 가장 주목하는 감독으로 부상하게 한 ‘성장기 3부작’,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CGV압구정 등에서 열리는 셀린 시아마 감독 특별전이다. 이들 작품에는 몇 가지 교집합이 있다. 도심이 아닌 근교를 배경으로 한 10대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셀린 시아마에 따르면 성장담은 “연대기, 자연주의, 신체적인 변화, 그리고 판타지까지 모든 것이 녹아 있는”(<인터뷰매거진>) 이야기이며“교외는 지루하고 짜증나기 때문에 오히려 도발적인 행동을 취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수”(<타임아웃>) 있는 공간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외딴 지방을 배경으로 복합적인 내러티브를 담아낸 점과 자연스럽게 겹치는 지점이다. 더불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의도적으로 남성을 배제했던 것처럼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에서 성인 캐릭터는 거의 단역 수준으로만 묘사된다. 이는 어른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사춘기 심리를 반영한 그림이자 “성인 혹은 도덕적인 인물이 스크린에 등장하면 사람들은 거기에집중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관객의 시선을 주인공에 집중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인터뷰매거진>)이기도 하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정점을 찍은 셀린 시아마 고유의 필치를 발견할 수 있는 전작을 만나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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