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씨네21 추천도서 <신을 기다리고 있어>
2020-05-19
글 : 진영인 (번역가)
사진 : 백종헌
하타노 도모미 지음 /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펴냄

아이는 성실한 대학생으로 졸업 후 정규직 취직을 노렸지만 실패한다. 파견직으로 입사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지만 3년 사이 그 약속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아이는 퇴사한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사이 집세에 생활비로 통장은 비어간다. 가족의 도움은 바랄 수 없다. 마침내 아이는 홈리스가 되어 만화카페에서 생활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즉석만남 카페에 나간다. 건강은 나빠지고 돈은 쉽게 모이지 않는다. 이렇게 일상이 순식간에 추락한다.

제목 <신을 기다리고 있어>의 ‘신’은 가난한 여성을 재워주고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자를 지칭하는 은어다. 책을 읽으면 빈곤한 여성이 왜 성매매 산업에 쉽게 빠지는지, 그리고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직장은 잡기 어려운데 즉석만남 카페처럼 위험해 보이지 않는 곳은 많다. 기댈 곳 없는 여성이 일단 발을 들이면 가게에선 ‘2차’ 에 나가야 돈을 더 번다고 압력을 넣고, 손님들도 끈질기게 성관계를 요구한다. 그렇게 2차로 넘어가면,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일도 가리지 않게 된다. 금전 감각에도 문제가 생긴다. 돈이 쉽게 들어오는 것 같지만 외모도 치장하고 스트레스도 풀어야 하니 수입이 쉽게 사라져버린다. 아이처럼 어릴 때부터 ‘돈이 없다’ 는 감각에 시달리며 불안하게 살아온 경우는 인생을 크게 보고 계획을 세워 살아가기 쉽지 않다. 아이는 자식을 키우며 즉석만남으로 돈을 버는 싱글맘, 아버지에서 성폭력을 당해 가출한 학생 등등 빈곤한 여성을 여럿 만난다. 그 세계에서는 선 하나만 넘어가면 바로 모욕과 폭력이 닥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물론 아이가 위기마다 제대로 선택했다면, 회사에 항의하고 부모에게 지원을 요구하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전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젊은 여성의 빈곤은 왜 눈에 띄지 않는지, 왜 성착취의 고리에 포섭되기 쉬운지 문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젊은 여성의 빈곤이란

“돈이 필요한 여자들이 자신의 성이나 젊음을 팔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나기 같은 아이가 생겨날 것이다.”(245~2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