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 구두굽 소리가 울리면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인다. 2층에서 찬찬히 내려오고 있던 강동원 배우가 눈에 들어오자 “아!” 하고 반사적으로 나오는 감탄사. 그럼 그렇지. 누가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도 아니건만 구두굽 소리는 특수효과음처럼 스튜디오를 울리고, 평범한 형광등 불빛마저 핀포인트 조명처럼 느껴지는 비현실적인 순간. 현실을 비현실로 만드는 배우의 아우라가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반도>의 표지 촬영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전대미문의 재난에 휩싸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근미래 디스토피아 영화다. 비현실적인 상상력을 거꾸로 현실적으로 만드는 건 어쩌면 <반도>에 출연한 배우들의 힘인지도 모르겠다. 단지 멋있다, 는 몇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배우들의 존재감은 이곳이 비현실이고 스크린 너머 저곳이 진짜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반도에 다시 발을 들인 정석 역의 강동원 배우뿐 아니라 강인한 엄마이자 전사 이정현, 이번 영화에서 사실상 <부산행>의 ‘마동석’ 역할이라는 이레,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든든한 권해효,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631부대의 김민재와 구교환 배우까지, 상상의 디스토피아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바꿔줄 배우들이 말 그대로 ‘영화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연상호 유니버스의 본격적인 신호탄이자 올여름 한국영화의 구원자가 될 <반도>의 한 지붕, 세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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