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왓챠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 배우 잭 딜런 그레이저
2020-12-14
글 : 남선우
RAUL ROMO

-<위 아 후 위 아>의 어떤 점에 끌렸나.

=대본에 성장, 혼란, 자아 탐구와 발견, 그리고 인생 그 자체가 잔인할 정도로 진실된 방법으로, 아름답게 존재했다.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내적으로 고통을 겪는 캐릭터를 무척 연기하고 싶어졌다. 캐릭터로부터 도전받는 느낌이 들었다.

-프레이저는 문학, 음악, 패션 등 예술과 문화 전반에 조예가 깊다. 그의 취향을 체화하기 위해 무엇을 보고 들었나.

=프레이저가 되기 위해 정말 많은 걸 했다. 특히 이전에는 알아볼 기회가 전혀 없었던 패션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애썼다. 루카가 연결해준 패션계의 신동이자 영 아이콘인 마이크 더 룰러와 통화한 후 패션이 독자적인 예술의 한 형태라는 것을 깨우칠 수 있었다. 이제 패션계의 안과 밖에 대한 애정이 매우 커져 버렸다.

-프레이저는 예술로서의 패션과 예술가로서의 다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직접 독특한 옷차림을 즐기기도 한다.

=옷은 프레이저가 그의 복잡한 내면을 노골적이고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통로와 같다. 놀라운 재능을 가진 의상감독 줄리아 피에르산티(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전작 <비거 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서스페리아>의 의상감독이기도 하다.-편집자)가 모든 걸 가능하게 했는데, 그녀는 의상과 더불어 머리 염색까지 제안하며 내가 프레이저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왔다.

-첫 에피소드에서 프레이저는 낯선 환경과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촬영 중에 실제로 음악을 들었나.

=그렇다.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부터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뒀을 정도다. 드라마 속에서 프레이저가 듣는 곡들을 나도 들었고, 캐릭터를 닮아가기 위해 실험적인 음악을 많이 들었다. 덕분에 인물의 사고방식과 마음 상태에 깊이 파고들 수 있었다.

-프레이저를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싶나.

=그는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 꾸준히 질문한다. 사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모든 순간의 자신에 대해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우리에겐 언제나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왜 하는지, 자신이 느끼는 것을 왜 느끼는지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프레이저는 모두에게 언제나 있는 그 감정의 현실적 화신과 같다.

-그렇다면 프레이저가 케이틀린과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프레이저가 케이틀린에게서 그 자신을 볼 뿐만 아니라 둘 다 상처받은 존재이자 자아 탐구 과정에 놓여 있다는 걸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자가 가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서로의 도움으로 찾아나간다. 그들은 서로에게 희망의 불빛과 같다고 생각한다.

-<위 아 후 위 아>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이 드라마를 통해 나를 포함해 타인과 세상에 대한 가르침을 얻었다. 실생활에선 우리 모두 평범하지 않다. 이 드라마의 모든 인물도 그렇다. 모두가 무거운 결점을 떠안고 있다. <위 아 후 위 아>는 그럼에도 당신의 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라고, 당신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라고 말한다. 우리에겐 우리 자신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의 목적이라는 것을 배웠다.

사진제공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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