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생애 최초의 극장 경험. 또는 내가 영화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순간.
=7살 때 처음 극장을 갔고 그때 본 영화가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였다. 그 순간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영화관이라는 공간 자체에 처음 가보기도 했고, 또 <헤라클레스>가 너무 재밌었다. (웃음)
2 영화가 나를 구원한 순간은 언제인가.
=나는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중학생 때부터 그랬다. 그때 CA 특별활동이 ‘영화산책부’였는데 그 CA 시간을 항상 기다렸다. 고등학생 때도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게 취미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화가 나를 구원한 순간은, 영화를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이지 않을까 싶다.
3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명대사와 명장면.
=영화 <라비앙 로즈>에서 에디트 피아프가 한 대사를 좋아한다. “여성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뭔가요?” “사랑.”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뭔가요?” “사랑.” “어린이들에게는요?” “사랑.” <퐁네프의 연인들> 속 미셸의 대사도 굉장히 좋아한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일 아침 ‘하늘이 하얗다’고 해줘. 그게 만일 나라면 난 ‘구름은 검다’고 대답할 거야.” 이 대사에 공감이 많이 됐다. 정말 아름다운 청춘영화라고 생각한다.
4 언젠가 연기하고 싶은, 혹은 연출하고 싶은 궁극의 캐릭터와 영화가 있다면.
=미하엘 하네케의 <피아니스트>에서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한 에리카 같은 인물을 맡아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정말 매력 있는 영화다. 그 밖에 짐 자무시 감독의 <패터슨>에서 애덤 드라이버가 연기한 패터슨도 연기해보고 싶은 인물이다. 시적인 대사들도 마음에 들고 <패터슨> 같은 영화를 찍으면 스스로 힐링이 될 것 같다.
5 영화에 하고 싶은 말, 영화에 듣고 싶은 말.
=지금까지 내 곁엔 항상 영화가 있었다.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영화를 좋아한다. 틈날 때마다 영화관에 갔고,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게 내겐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작품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영화관에 가서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릴 때 느껴지는 설렘이 있다. 지금은 그 설렘의 주기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그 설렘을 더 빨리, 자주 느끼길 희망한다. 영화씨, 오랜 시간 나에게 설렘을 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내게 설렘을 주세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