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작품을 찍었다. <Dr.브레인>은 2월 말부터 촬영한, 가장 최근에 찍은 작품인데 어쩌다 보니 제일 먼저 공개하게 됐다.
- <Dr.브레인>은 회당 1시간 내외 러닝타임에 6부작 시리즈다. 배우로서 작업할 때 어땠나.
영화와 드라마를 워낙 많이 해서 환경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Dr.브 레인>은 영화 두편 찍는 느낌?
- 주인공 세원은 천재 뇌 과학자인데 감정은 못 느낀다. 대신 열성적으로뇌 동기화 연구를 한다. 세원의 여러 면모를 어떻게 만들어나갔나.
배우로서 감정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다. 감정이 없으면 호흡이 없고 리액션이 없다는 뜻인데 자칫 극이 지루하고 딱딱해질 수 있다. 감독님과 고민한 끝에 감정을 느끼진 못해도 어느 정도 학습한 결과 생긴 감정을 조금씩 표현하기로 했다.
- <끝까지 간다>에 이어 또 영안실에서 사투를 벌인다. 그때와는 어떻게 달랐나.
영안실 철 침대에 자주 눕는데 그게 그렇게 차가울지 몰랐다. (웃음) 나머지 인물들은 배우가 아닌 더미로 대체됐는데, 나는 뇌 동기화 모습을 연기해야 하니까 자주 누웠다.
- 뇌 동기화를 연기할 때 장치를 머리에 쓰고 눈을 감은 뒤 홀로 미묘한 디테일을 만들어야 했는데.
내가 어떤 연기를 한다기보다 세원의 머릿속에 나타나는 현실과 비현실이 합쳐진 몽환적인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 배우이자 시청자로서 뇌 동기화 장면이 제일 기대될 정도다.
- 1화 마지막, 세원이 지하실로 내려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장르적으로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는 장면인데, 뜨악하는 엔딩을 선사한다. 몽환적이고 차가운 초록 빛깔의 세트장 분위기도 좋았다. 집중도 잘되고, 그 장면부터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했다.
- 지하실로 향하는 계단을 보고 <기생충>을 떠올리는 이도 많을 텐데, 부담스럽진 않나.
굳이 내가 부담을…. (웃음) <기생충>으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면 좋다. 그래도 외국에서 <Dr.브레인>을 홍보할 때 ‘<기생충>의 이선균이 등장한다’고 소개하니까 좀 민망하더라. <기생충>에 아직도 기생 하는 느낌?
- 그런 것치고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너무 오래전 일 같은데 아마 코로나19 때문인 것 같다. 정말 말도 안되는 꿈같은 일이 벌어졌고, 그런 다음 한국에 돌아와보니 코로나19 가 터졌다. 지금도 꿈을 꾸다 화들짝 깬 느낌이다. 사실 고작 1년 반전 일인데 실감이 안 난다. 그래서 <기생충>에 대한 부담은 사실 없다.
- 첫 OTT 오리지널에 도전했다. OTT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Dr.브레인>도 완성도가 높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싶다. OTT에서 계속 열람 가능한 콘텐츠로 남기 때문에, 최근 역주행한 <나의 아저 씨>처럼 작품만 좋으면 언젠가 다들 보지 않을까.
- 1화가 공개되는 날 어디서 뭘 할 계획인가. 지방 촬영이 있다. 집에 셋톱박스와 4K텔레비전이 있고, 아이폰을 쓰기 때문에 바로 보진 않더라도 어떤 기기를 사용해서든 볼 것 같다.
- 영화에 많이 출연하지만 긴 이야기를 전하는 데 늘 도전하고 있다. 드라마는 아무래도 내가 그 역할로 좀더 살게 하는 것 같다. 연기란 배우가 어느 역할을 입는 거잖나. 그런데 한 역할을 자주 입다 보니 편하고 내게 더 잘 붙는다. 그게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