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가을을 체감하는 11월, 세편의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 <그림자꽃> <왕십리 김종분>이 극장에서 나란히 관객을 맞이한다.
<1984 최동원>은 <울보 권투부> <그라운드의 이방인> <60만번의 트라이> 등 여러 스포츠 다큐멘터리의 프로듀서였던 조은성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영웅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 선수의 빛나는 순간, 1984년 한국 시리즈의 열흘을 되돌아본다.
전작 <부재의 기억>으로 제92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이승준 감독은 <그림자꽃>에서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에 오게 된 김련희씨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11년간 분투해온 김련희씨의 과거가 세밀하게 기록되었다.
<왕십리 김종분>은 왕십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종분 할머니의 생애를 살핀다. 김진열 감독은 김종분 할머니가 둘째딸 김귀정 열사를 잃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50년의 세월 덕이었음을 담담하게 전한다.
그라운드의 영웅 최동원 선수, 가족과의 재회를 꿈꾸는 김련희씨, 김귀정 열사와 그의 어머니 김종분 할머니. 세편의 영화와 함께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