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이 나왔을 때만 해도 더이상 배트맨으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긴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슈퍼히어로 역사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배트맨은 잠들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DC의 여러 프로젝트에서 배트맨은 끊임없이 소환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와중에 팬들의 실망도 있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성취를 보인 작품도 있다. 새롭게 선보인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은 이 오래된 이야기가 사실상 고전 명작의 반열에서 여전히 확장, 변주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이 이견의 여지가 없는 걸작이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극단적인 호평과 불평이 공존할 수 있는, 뚜렷한 개성을 지닌 결과물이다. 좋은 영화는 다양한 반응과 목소리를 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더 배트맨>은 많은 해석과 시야가 충돌하고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켜줄, 씨앗과도 같은 영화다. 여기 <더 배트맨>을 읽은 세 가지 경로를 전한다. 송형국 평론가가 <더 배트맨>의 히어로의 얼굴을 주제로 성취를 분석했다. 듀나 평론가는 <배트맨> 영화들과의 비교를 통해 <더 배트맨>의 의의를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송경원 기자가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에 대해 짚었다. 이 짧은 글들이 씨앗이 되어 <더 배트맨>에 관한 각자의 진실들이 한층 풍성하게 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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