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병헌의 첫 순간
36호 배우 이병헌‘TV 탤런트’로 출발해 영화배우로서 이제 막 두편의 영화를 찍은 스물일곱의 이병헌. “1996년 한국영화계가 주목할 만한 ‘가능성 있는 배우’”라 소개된 그는 “언젠가 눈빛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화의 바다가 열리다
71호 부산국제영화제“여하간 한국의 첫 국제영화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약간의 저항감과 막대한 기대감 속에서 말이다. 그 막대한 기대감 속에는 아시아영화의 교감과 아시아 인디펜던트 감독들의 지원에 대한 관심이 있는가 하면 경쟁부문이 강화되고 본격적인 영화마켓이 형성되어 주류 영화산업을 부흥시켜줬으면 하는 산업적인 논리 역시 뒤섞여 있다. 두 가지 기대가 서로 길항하면서 향후 부산국제영화제의 행로를 조정해나갈 테지만 어떤 경우든 행복한 건 관객이다. 일반 상업적인 배급망에서는 볼 수 없는 아시아의 진주 같은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조선희 <씨네21> 초대 편집장)
문제적 감독, 문제적 표지
115호 장선우 감독1997년 8월. 장선우 감독은 <너에게 나를 보낸다>에 이어 <나쁜 영화>를 만들며 평단, 관객, 업계, 정책 기관으로부터 전방위적 포격을 받았다. <씨네21>은 ‘문제적 감독’에 관한 특집을 구상하면서 그 못지않게 ‘문제적 표지’를 만들어냈다. 표현의 자유를 두고 선정성과 가학성에 관한 논의를 몰고 다니는 감독을 센세이셔널하게 찍은 것이다. 상반신을 탈의한 감독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떠오르게 하는 구도로 카메라 앞에 세운, 세기말 정신으로 찍을 수 있는 표지임이 틀림없다.
두 전설의 만남
141호 배우 최민식, 송강호용호상박, 백중지간, 난형난제, 양웅상쟁, 막상막하…. 어떤 사자성어를 갖다붙여도 아깝지 않다. <조용한 가족>에서 삼촌과 조카로 등장한 최민식과 송강호가 카메라 앞에 섰다. 왜 두 사람이 선글라스 속에 들어 있을까. 당시 막내 사진기자였던 오계옥 사진기자는 지금보다 세로로 긴 판형에 맞춰 구현할 수 있는 실험을 모든 감행했다고 한다. 선글라스를 낀 여성은 오계옥 사진기자의 동생이다.
오, 카리스마!
151호 배우 이혜영배우 글로리아 스완슨 같기도 조앤 크로퍼드 같기도 하다. 에디트 피아프와 소피아 로렌도 언뜻 스친다. 확실한 건 배우 이혜영은 27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전기 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아우라를 지녔다는 점이다. 클로즈업이 가져다주는 스펙터클을 믿는 사진가와 이를 만끽할 줄 배우가 만나 잊을 수 없는 표지를 만들어냈다.
4월이면 생각나는
212호 배우 장국영다시는 볼 수 없는 얼굴, 여전히 매년 4월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배우. <성월동화>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장국영이 한국을 찾았다. 어떤 컷을 살펴도 그의 눈동자엔 눈물이 찰랑인다. 그를 취재한 이유란 기자는 “자기의 감수성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상처를 입었던 아비(<아비정전>)와 보영(<해피 투게더>)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쳤다”고 적었다.
스물, 그해 여름
260호 배우 전지현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은 스무살의 전지현. 사진을 보자마자 든 당신의 첫 감상이 곧 베스트 표지 선정의 변이다.
이것은 사고다
270호 박찬욱 감독“대체 왜…?” 지난 몇주간 <씨네21>의 30주년 연속 기획기사를 위해 옛 잡지를 뒤적이던 취재기자들이 매번 혼란으로 웅성댄 의문의 표지다. 하나, 왜 사진 한가운데 비둘기 한 마리가 날고 있는가. (취재 후기를 들은 결과 효창공원의 비둘기 ‘떼’를 감독 앞으로 몰았다고 한다. 왜?) 둘, 왜 그는 손에서 쇠냄새가 날 것 같은 그네에 류승완 감독과 함께 앉아 있는가. 셋, 왜 ‘COMING SOON!’은 ‘COOMING SOON!’으로 오기됐는가. 물음표가 꼬리에 꼬리를 문 채 이어지지만 단언할 수 있는 한 가지. 박찬욱 감독은 <씨네21>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올해 <어쩔수가없다>로 박찬욱 감독을 만난다면 이 표지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꼭 물어보리라.
마음을 할퀴는 얼굴
311호 배우 원빈별수 없다. 빛바랜 표지임에도 마음을 할퀴는 얼굴을 널리 소개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