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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2003)
12세이상관람가
96분 코미디, 옴니버스, 드라마
1984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같은 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하여 무명의 짐 자무쉬 감독을 미국 인디영화의 기수로 떠오르게 만든 영화가 있었다. 황량한 흑백의 화면 속, 무심한 듯한 표정의 세 주인공이 특별한 목적도 없이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그 영화 <천국보다 낯선>은 젊은이들의 방랑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짐 자무쉬의 대표작이다. 짐 자무쉬는 <천국보다 낯선> 이래로 <데드맨> <고스트 독>, 최근 개봉한 <브로큰 플라워>까지의 장편영화들을 통해 일상에서 만나는 비일상, 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유머와 아이러니가 담긴 색다른 영화들을 선보여 왔다. 그는 이러한 장편영화를 만드는 틈틈이 연작의 성격이 담긴 단편영화 작업도 쉬지 않았는데 1986년 미국의 대표적인 코미디쇼 'Saturday Night Live'를 위해 만든 콩트 형식의 영상물 <만나서 어색합니다>를 시작으로 17년간 꾸준히 채워간 단편영화의 연작들이 바로 <커피와 담배>라는 옴니버스 드라마의 형태로 완성되었고, 마침내 2003년 장편영화의 형태로 개봉하게 되었다.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필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11가지 대화들은 지적이고 매력적이며, 때로는 수다스럽고 엉뚱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영화 속의 특이한 캐릭터들보다도, 그들의 화려한 입담보다도 <커피와 담배>가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나른하고 따분한 일상에 필요한 각성제처럼, 쳇바퀴 돌아가듯 고단한 하루에 던지는 농담처럼 달콤한 상상에 빠져드는 것을 잠시나마 허용해 준다는 점일 것이다. 죽기보다 일어나기 싫은 월요일, 잠시 커피숍에 들른 점심시간에 <24시간 파티 피플>의 스티브 쿠건이 내 옆 테이블에 앉아 "이 옷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거야."라며 우아한 척 뻐기는 장면을 목격한다거나, 커피를 주전자 채로 마시는 불량한 커피숍 점원, 빌 머레이가 주는 진한 커피를 마시는 월요일 오후는 분명 상상만으로도 유쾌하고 즐거운 일일 테니까 말이다. <커피와 담배>는 장편의 형태가 아닌, 단편영화의 형태로도 이미 발표된 적이 있었다. 이기 팝과 톰 웨이츠가 출연했던 <캘리포니아 어딘가>는 칸영화제 단편영화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으며, 케이트 블란쳇이 1인 2역으로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던 <사촌들>은 2005년 Central Ohio Film Critics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국내에서 역시 <커피와 담배>는 2004년 전주영화제에 초청되어,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성황리에 상영된 바 있는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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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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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이어도 영혼에 좋은 것들을 즐기라, 마치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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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중독된다. 위트 넘치는 일상의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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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마시고 넉넉하게 내뿜다. 즐거운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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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주의자들을 향한 통쾌한 복수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