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중등부 대상작 양지훈 학생의 ‘미나리’
2022-11-11
글 : 양지훈

‘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미나리를 처음 본 날은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을 보고 며칠 뒤였다. 한창 한국 영화붐이 일어날 때쯤 골든 글로브 외국어 상을 받았다고 뉴스에 한창 시끌시끌해 아무 생각 없이 저녁 시간대로 미나리라는 영화를 예매했다. 특이했던 이름에 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터라 팔짱을 끼고는 비교적 비판적인 태도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내 눈에는 눈물이 흘러있었다. 나는 평소에 영화를 보며 잘 울지 않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영화 미나리는 나에게 친숙하고도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여운을 잊지 못한 채 나는 집으로 가 평론가들의 평론과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넘기며 헤어 나오지 못했었다. 며칠이 지나고 어느새 미나리라는 영화는 내 기억 속에 잠시 잊힌 채 나는 바쁘게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중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남기는 대회가 있다고 해 클릭한 뒤 스크롤을 내렸다. 그러던 중 하나의 영화제목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바로 미나리였다. 그렇게 나는 미나리를 한 번 더 보자고 결심해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나는 꿈이 영화감독인지라 이번에는 미나리라는 작품의 감동과 그 뜻에 집중하여 보기보다는 미나리라는 영화 자체에 중심을 두어 보기 시작했다. 우선 미나리의 주연인 스티븐 안 배우도 나에게는 무척 친숙했다. 예전에 아버지가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를 보시길래 나도 옆에 앉아 조용히 봤던 기억이 있었다.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 중 거의 유일한 아시아인이어서 더욱더 정감이 갔고 좋았던 인물이었는데 이번에는 한국 영화에서 보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또한 윤여정이라는 우리나라의 명배우 또한 출연한다고 하시니 이 영화를 거를 이유조차 없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되게 임순례 감독님의 “리틀 포레스트”와 외국영화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바닷가 마을 다이어리”라는 영화와 분위기가 중반부까지는 되게 흡사해 영화를 보는 와중에도 흔히 말하는 힐링이 되었고 특별한 사건이 터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웠다. 그렇게 흘러가던 중 서서히 역경이 들이닥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친숙한 명칭과 가족관계인 외할머니 또는 할머니인 순자가 오며 가족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나는 이 플롯에서 되게 이유 모를 친숙함을 느꼈다. 한국의 할머니 느낌이 물씬 나서 그랬을까, 되게 정겨웠던 것 같았다. 심장이 선천적으로 아픈 아들과. 말을 잘 듣는 딸, 그리고 미래가 불확실하여 보이자 불안해하는 아내와 농장을 경영해 흔히 말하는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려고 하는 아버지까지 흠이 없는 캐릭터 설정이었고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한 뒤에는 뒤가 어떻게 흘러갈지 되게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의 할머니와 미국에서의 할머니는 문화적으로 다르기에 처음에 데이빗이 순자를 거부하는 장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는 했다. 하지만 마운틴듀라는 음료를 데이빗이 좋아하는데 그것을 보고 자신도 순자가 마운틴듀를 달라고 하자 데이빗이 자신의 오줌을 순자에게 주는 행동도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했지만 미움이라는 감정을 이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영화적으로 되게 신선했고 좋았다. 영화 중에서 불안했던 가족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이제 농장 계약과 데이빗의 건강이 나아지자 후반부에서는 어느 정도 큰 사건이 일어나겠다고 생각했었다. 데이빗과 할머니가 친해지려 하자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되고 데이빗이 할머니를 걱정하는 장면에서 흐뭇함도 은근히 느꼈던 것 같다.

영화의 후반부에 접어들자 내가 생각했던 그 장애물, 역경은 바로 농산물이 있는 농장이 불타는 것이었고, 나는 어느새 인물에게 스며든 채 안타깝고 어떡하지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불타는 것 또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의 순자가 일으킨 실수에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순자의 마음 또한 정말 안쓰러웠고 이해가 갔다, 결국 죄책감에 순자가 혼자 길을 불편하게 걸어가는 모습에서 나는 정말 펑펑 울었다. 나의 할머니 같아서일까, 너무 몰입해서일까 나는 그 장면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할머니를 싫어했던 데이빗과 앤이 할머니를 붙잡으려 하고 떠나려는 할머니를 붙잡으려는 데이빗이 그토록 하지 못하고 위험한 달리기를 해 할머니를 막는 모습도 되게 상징적으로 다가왔고 애절하게 내 심장을 파고들었다. 결국 할머니와 앤,데이빗이 손을 잡고 다시 농장으로 돌아갔고 결국 다시 새 출발을 하는 장면들을 암시하였고, 영화 중에서 순자가 심었던 미나리를 보여주며 영화가 끝이 난다. 영화를 보고 나자 나는 존경심이 들었고 내 영화적 가치관을 바꾼 영화가 되었다. 우선 액션과 커다란 사건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야기는 오밀조밀하고도 영양 있게 잘 풀어나갈 수 있구나라는 것에 대해 존경심이 들었다. 또한 극 중 관객들을 인물 속으로 스며들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이야기, 시나리오를 흡수력 있게 쓴 것 또한 정말 대단하였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처음에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제목의 미나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어쩌면 영화 속에서 미나리와 제목의 미나리는 끈질기게 살아남는 그 미나리의 습성을 표현하고자, 상징성 있게 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미나리가 이민자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타국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을 치고, 특히 할머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져 나가는 가족 중심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미나리는 내 인생 영화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신선했고 정말 영화 그 자체로 나를 사로잡은 최고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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