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씨네21 추천도서 - <전지적 독자 시점 Part1 01~08>
2022-12-20
글 : 이다혜
싱숑 지음 / 비채 펴냄

한국 웹소설 입문작으로 추천할 때도, 베스트 웹소설을 꼽을 때도 <전지적 독자 시점>은 늘 첫손에 꼽힌다. ‘문피아’ 누적 판매 1위, ‘네이버 시리즈’ 누적 다운로드 1억건, 웹툰화 즉시 ‘네이버 웹툰’ 1위 등극,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영화화 계약 기록도 눈길을 끌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내려놓기 어려운 속도감과 재미가 <전지적 독자 시점>이 완결까지 꾸준히 사랑받게 만든 매력이다. 주인공 김독자는 10년간 연재된 3149화의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을 끝까지 읽은 단 한명의 독자다. 김독자는 중학생 때부터 대기업 계열사 계약직 직원이 된 오늘날까지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충실한 독자로 이야기를 따라왔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김독자. 그런데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변이 발생한다. 그동안 읽어온 웹소설 속 상황이 펼쳐지는 것.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세계로 들어간 김독자는 이 세계의 결말을 아는 유일한 독자가 된다. 김독자는 자신이 읽어온 내용을 복기하며 주요 캐릭터와 전개 방향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김독자의 목표는 격변한 세상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보는 것. <전지적 독자 시점>의 8권에서는 낙원의 진실 앞에서 충격에 빠진 일행 앞에 구원자처럼 유중혁이 나타난다. 김독자는 ‘가장 사랑하는 존재에 의해 죽게 된다’라는 운명을 전해 듣고, 예언의 의미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웹소설을 읽는 재미는 빠른 전개에도 있지만 생생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에도 있다. 방대한 분량을 지치지 않고 따라가게 만드는 힘 있는 캐릭터들 말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김독자가 휘말리는 사건들에 이입한다면, 그 세계 안에서 이미 완성형 히어로처럼 등장하는 유중혁의 존재는 이 이야기를 사랑하게 만드는 큰 원동력이다. 8권 말미에서 유중혁이 “살아남아라, 김독자”라고 말하는 순간, “이제 네가 이 세계를 구해야 한다”라고 선언하는 순간의 뭉클함은 몇번을 읽어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8권 33쪽

“김독자의 생각이 옳았다. 이 세상에 낙원 같은 건 없다. 인간은 시나리오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