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 #7호 [프리뷰] 김병준 감독, '위험사회'
2023-07-05
글 : 이우빈

<위험사회>

김병준/한국/2023년/107분/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영길은 도박중독자다. 그를 사랑하고 믿어주는 아내 하림과 장모의 기대와는 영 딴판인 인간이다. 급기야 그는 사채에까지 손을 대 허구한 날 카지노 룰렛을 돌린다. 결과는 늘 쪽박이다. 도박에 빠진 건 영길만이 아니다. 교사인 진수 역시 도박으로 진 사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사채업자는 그의 신변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영길과 진수는 카지노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다. 서로의 처지를 파악한 둘은 묘한 동행을 시작하며 함께 사채에서 벗어날 방법을 강구한다.

<위험사회> 속의 카지노는 가령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에서 봤던 쿨하고 멋들어진 장소가 아니다. 도박으로 피폐해진 이들이 자신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드는 구렁텅이일 뿐이다. 주인공 영길의 일상은 지리멸렬하다. 도박으로 돈을 몽땅 잃은 후 카지노 근처를 빙빙 돌며 사람들에게 차비를 동냥하는 게 하루의 대부분이다. <위험사회>는 이러한 영길의 삶을 자극적이거나 과잉된 서사로 부추기지 않는다. 대신 도박 중독에 빠진 한 인간의 삶을 전시하듯 좇는다. 영길이 진수와 만나면서 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의 반응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혹은 영화 주인공의 모습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평범하다. 과장되게 인물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 날 것에 가까운 솔직함이 <위험사회>의 강점이다.

상영 정보

7월 6일/ 17:00 /부천시청 판타스틱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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