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심사 결과, 올해도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 2명을 선정했다. 최종 심사는 <씨네21> 영화평론상 출신인 이지현, 송형국, 김소희 평론가와 이주현 <씨네21> 편집장이 맡았고 김신, 유선아씨에게 공동 우수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응모작은 총 54편이었다. 이중 10명의 글을 최종심사에서 살폈다. 아쉽게도 “눈에 띄는 단 한편은 없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올해는 유독 이론비평과 작품비평의 편차가 크거나 장점만큼 단점이 분명한 글이 많아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신, 유선아씨의 글이 최우수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유선아씨는 무성영화 <흡혈귀 강도단>, 영화 <이마 베프>, 시리즈 <이마 베프>를 엮어 현시대의 영화에 대해 질문하는 이론비평을 제출했고, 작품비평에선 아피찻퐁 위라세타꾼의 <메모리아>에 등장하는 사운드의 의미를 탐구했다. 작품 및 주제 선정, 표현법 등 여러 면에서 무난하고 안정감 있는 글이었지만 부각되는 개성이 없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거론됐다. 영화에 대한 지식을 과시하지 않고 자신이 본 것을 정직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은 좋았지만 그렇기에 이른바 ‘영화력’이 얼마나 깊은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평도 있었다. 그럼에도 네명의 심사위원들이 모두 수상권으로 분류한 유일한 이름이었다. 김신씨는 <잠입자> <유레카> <얼굴들>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걸음을 분석한 이론비평과 폴 토머스 앤더슨의 <리코리쉬 피자>의 열린 태도를 들여다본 작품비평을 제출했다. 김신씨의 글은 심사위원들마다 의견이 갈렸다. 비평과 에세이는 구분되어야 하는데, 이론비평이 고백적 에세이로 읽힌다거나 부고 기사에 가까워 보인다는 의견이 있어 평론상을 주기에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길게 이어졌다. 그럼에도 묵직한 세편의 영화를 애정으로 진득하게 살핀 점이 주효했다. 김신, 유선아씨 외 심사위원들을 고민하게 만든 다른 이름들도 언급하고 싶다. <헤어질 결심>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이론비평을 써준 김윤진, 이승희씨와 조지 밀러 감독론을 쓴 임윤영씨의 글도 막판까지 수상자들과 경합했다. 이들을 비롯해 <씨네21> 영화평론상에 응모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유선아, 김신씨의 수상도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씨네21> 영화평론상 수상자들의 비평과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