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레드씨영화제의 시작과 끝에 배우 누르 알카드라가 있었다. 그는 개막작 <HWJN>으로 첫날 레드 카펫을 밟았고, 마지막 날 신인상 트로피를 안았다. 그사이 사우디아라비아영화계의 신성으로 꼽히는 고두스 형제의 신작 <피버 드림>으로도 스크린을 드나들었다.12월 첫째 주 제다에서 제일 바삐 움직인 배우였을 알카드라를 개막 다음 날 만날 수 있었다. “초현실적”이라며 간밤을 곱씹은 그는 지난 4년을 돌이켜봤다.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배우가 되리라고, 사우디아라비아만의 영화산업이 성장하리라고 예상치 못했다.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꿈을 좇는 일은 정말 멋지다.” 런던대학교에서 테크놀로지 앙트러프러너십 석사학위도 취득했지만 “세상이 바뀌는 걸 보고 연기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는 그다운 회고였다. 알카드라가 분한 <HWJN>의 여자주인공 사우산은 제목이 따온 남자주인공의 이름 하우잔과 운율이 같다. 하우잔은 지니(genie)의 어원이자 이슬람의 영적 존재인 진(jinn)으로, 인간에게 보이지 않지만 아이패드를 통해 사우산과 소통한다. “이 영화는 분명 러브 스토리”라고 소개한 알카드라는 “차분하면서 강인한 데다 친절한 면도 있는” 사우산을 조화로운 여성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은 신인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시상식 무대에 선 알카드라는 예상치 못한 호명에 당황한 표정을 금세 거두고 외쳤다. “사우디아라비아영화는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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