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새로운 시장을 향해 한 걸음 더, 레드씨국제영화제가 주목한 한국 영화인들
2023-12-21
글 : 남선우

현지 팬 환호 만끽한 <거래> 이정곤 감독, 배우 유승호, 이찬호 스튜디오웨이브 대표

10억원은 약 284만리얄. 그 돈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엄청난 액수일까? 유복한 친구를 인질 삼아 일확천금을 노리는 청년들의 <거래>를 연출한 이정곤 감독은 물음표를 띄웠다. “물가 차이가 크지 않더라고요!” 관객과의 대화를 거치며 제작 의도가 전해졌음을 체감했다는 그는 한국어로 환영하는 이들부터 촬영 기법을 묻는 학생까지 만날 수 있었다고. 영화제에서 3화까지 선보인 <거래>는 폐막 후 라쿠텐 비키를 통해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서비스를 실시한다. 한편 객석의 환호를 주도한 유승호 배우는 첫 중동 나들이를 “최근 가장 설레는 순간”으로 아로새겼다. 이찬호 스튜디오웨이브 대표도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금방 반열에 오를 영화제”에서의 훗날을 기약했다. “사우디 정부가 콘텐츠 산업 육성에 큰 의지를 보이는 것은 물론 장르의 제약도 옅어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우리도 융통성을 갖추면 이 시장에서 무궁무진한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제다와 인연 이어간<비공식작전> 김성훈 감독

레바논을 실제 배경으로, 모로코를 촬영지로 삼은 <비공식작전>만큼 레드씨영화제와 잘 어울리는 한국영화가 어디 있겠냐만 김성훈 감독의 우려 또한 이해할 만했다. “아랍 문화와 언어가 영화의 40%를 채우는데 아랍인들이 보기에 어설프거나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이 작품을 “편하게, 흥미롭게” 감상했다는 영화제 관계자의 귀띔 덕에 상영을 앞두고 긴장을 놓았다는 김성훈 감독은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 제다와 <비공식작전> 간의 기막힌 접점을 가리켰다. 영화가 모티브 삼은 실화의 주인공 도재승씨의 마지막 근무지가 바로 제다였던 것. 그는 납치 사건 이후 11년 만인 1997년 제다 총영사로 부임해 외교관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다시 상영한다니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가 계속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영화하는 사람의 행복이죠. 현지 외교관 분들도 보러 오신다던데, 뜨겁게 반겨주실 것 같습니다.”

관객상 품에 안은 <화란> 김창훈 감독

한국영화 중 깜짝 수상작이 나왔다. 2023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이어 부산, 취리히, 런던을 순회한 <화란>이 제다에서 관객상을 거머쥐었다. 매 상영에 앞서 관객상 투표 방법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레드씨영화제에서 비아랍어 작품으로서 거둔 성과라 한층 뜻깊다. “소식을 듣고 얼떨떨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는 김창훈 감독은 “얼마 전까지 멀게만 느껴졌던 사우디 관객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온다”며 기쁨을 표했다. “중동에서는 이 영화를 한국과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폭력적 표현에 대한 의문까지도 합당한 질문으로 표출해준” 객석을 향해 대답할 기회가 생겨 오히려 고마웠다는 그는 <화란>의 모든 배우와 스탭에게 영광을 돌리며 덧붙였다.

“이 영화의 출발점이 되었던 송중기 배우와 한재덕 사나이픽처스 대표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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