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다큐멘터리에 14년을 쏟았다. 마침내 작품을 세상에 소개한 기분은.
= 매우 편안하고 행복하다. 레드씨영화제에서의 반응이 특히 인상적인데, 영화와 같이 아랍어를 쓰는 관객들이 있어 문화적으로 더 이어진 듯하다. 사담 후세인에 대한 각자의 이미지를 가진 기성세대가 이 영화가 후세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는 모습도 재밌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후세인이 아니라 도피 중인 그를 숨겨줬던 한 이라크인 농부다.
- 요즘 한국에서는 독재 정권의 탄생을 비춘 <서울의 봄>이 흥행 중이다. 당신의 영화가 추구한 의미는 무엇인가.
= 한 인간의 관계와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외부 세계와 연결이 없어 CIA와 미군의 존재도 잘 모르던 사람이 15만 군인이 추적하는 인물의 방문을 경험한다. 전쟁을 둘러싼 상황을 그런 사람의 시선에서 들려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지점도 있다. 나는 후세인 정권 때문에 이라크를 탈출해 노르웨이로 간 쿠르드인이다. 그런 내가 사담 후세인의 도피를 도운 남자 이야기를 하게 됐다. 아주 긴 여정이었다.
- 할리우드에서 극영화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도 있다.
= 극영화도 내가 연출할 예정이다. <킹스 스피치>로 오스카를 수상한 작가 데이비드 사이들러와 함께 각본을 쓰게 되어 기쁘다. 가능한 한 빨리 선보일 수 있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