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사진작가이자 사회 활동가인 낸 골딘의 일대기를 탐사하는 다큐멘터리다. 현재의 낸 골딘은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미술관 등 유서 깊은 대형 갤러리에서 시위대 P.A.I.N과 함께 집회를 연다. 예술계의 막강한 스폰서인 제약 가문 새클러가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판촉해 미국내 40만명에 이르는 약물중독자의 죽음을 초래하고도 책임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낸 골딘의 인생은 곧 투쟁의 역사였다. 불안정한 가정에서 도망쳐 나온 낸 골딘은 끝없이 사회와 불화한다.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오직 사진이었다. 그는 자신의 카메라에 20세기 후반 사회가 터부시하던 퀴어 커뮤니티와 에로티시즘, 에이즈와 약물중독을 가감 없이 담으며 사진예술의 지평을 넓힌다. 끝내 사회 변혁을 끌어내는 어느 예술가의 초상을 존중하며 그의 예술론까지 연출에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숙고가 인상적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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