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관한 관심이 폭증하던 2022년 대한민국에서 최악의 코인 대폭락 사태가 발생한다.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Mommy’ 코인의 공동대표 양도현(송재림)은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도피를 감행한다. 전도유망하던 청년 사업가 도현은 한순간에 최악의 경제사범으로 전락하고 만다. 현해리 감독의 <폭락>은 피해액만 50조원이었던 루나코인 대폭락 사태를 각색한 범죄물이다. 아직 사법기관의 판단이 나지 않은 실존 사건이기에 영화는 폭락의 인과를 파헤치기보단 인물의 흥망성쇠를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위장전입으로 입성한 명문고부터 창업 지원금을 노린 고의 도산까지 <폭락>은 이번 사건이 거짓과 한탕주의로 점철된 욕망의 말로라고 결론짓는다.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맥락을 조명하지 못한 각본에 아쉬움이 남지만, 주인공 도현의 서늘하고 아득한 추락을 연기한 송재림이 얼마나 매력적인 배우였는지를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