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작은 연극 극단에 신입 단원들이 들어온다. 그중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혜리(전혜연)가 있다. 연극이 재미있어 보여 지원했다는 당돌한 포부에 단원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 해영(박호산)은 그녀에게서 자신을 사로잡았던 젊은 시절의 순수한 열정을 발견한다. 하지만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솔직함이 끝내 독이 된 것일까? 공연 준비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혜리를 둘러싼 지저분한 루머가 극단 내에 돌기 시작한다. 해영은 극단을 위해 결단을 내리기로 마음먹는다. <페르소나: 이상한 여자>는 예술인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꾸준히 조명해온 정형석 감독의 신작이다. 카뮈의 사유로 무장한 그는 이번에도 부조리한 현실 위에서 외줄타기를 이어 나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진실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는 작법은 이제껏 예술인을 그린 작품들과 의미 있는 차이점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