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고딕의 탈을 쓴 채 영육을 마비시키는 관능의 난반사, <노스페라투>
2025-01-15
글 : 최현수 (객원기자)

어린 시절부터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한 악몽에 시달렸던 엘렌(릴리로즈 뎁)은 남편 토마스(니컬러스 홀트)의 갑작스러운 출장 소식에 극도로 불안해한다. 하지만 토마스는 부동산업자 크녹(사이먼 맥버니)의 부탁으로 올록 백작(빌 스카르스고르드)과 거래를 위해 먼 타국으로 향한다. 토마스는 친구 하딩 부부에게 아내를 부탁하지만 그가 떠난 뒤로 엘렌의 환각과 몽유병은 점차 심해진다. <더 위치> <라이트하우스>를 통해 호러 세공사로 발돋움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거대한 야심으로 돌아왔다. 고딕 호러 영화의 정수로 꼽히는 F. 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를 현대에 재소환한 것이다. 로버트 에거스의 <노스페라투>는 오컬트와 크리처물 등 다양한 장르적 기교를 활용해 유려하게 고전을 굴절시키는 데 성공한다. 현대적 뱀파이어물에서 빠질 수 없는 관능적 이미지마저 육체와 정신을 모두 마비시키는 감각으로 승화시킨 괴이하면서도 매혹적인 영화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