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정희(황지아)는 늘 가족 탓만 하는 엄마가 불만이다. 때늦은 엄마의 ‘사춘기’를 끝내기 위해 모든 불행의 시작인 할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할아버지를 만나는 데 성공하지만 생전 처음 마주한 엄마의 아버지에게 선뜻 말을 걸기가 쉽지 않다. 정희가 가족 상봉의 문턱에서 주저하는 사이 악의에 찬 어둠의 그림자가 성큼 그녀에게 다가온다. 신현규 감독의 첫 장편영화 <문워크>는 아직 어른들의 세계가 낯선 어린 딸의 시선으로 위 세대의 갈등을 바라본다. 불행의 대물림을 자기 손으로 끊어내겠다는 당찬 포부가 시골의 정경과 어우러지며 따스함을 자아낸다. 감각적인 시퀀스로 막을 올린 영화는 이후에도 도전적인 연출을 이어나간다.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황지아는 다양한 톤을 출중하게 소화해낸다. 다만 ‘힐링’을 표방하는 영화에서 납득하기 힘든 거북한 대사와 사건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며 옥에 티로 느껴진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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