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죽음의 상실과 재회의 순간, 각자의 선택, <언데드 다루는 법>
2025-01-22
글 : 유선아

사랑했던 사람이 죽은 뒤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언데드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그것마저 반가울 수 있을까. 오슬로 전역에 정전이 발생한 바로 그날, 죽은 사람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제보가 이어진다. 아들을 잃은 안나(레나테 레인스베),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데이빗(아네르스 다니엘센 리), 반려자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토라(벤테 뵈르숨)는 상상해본 적 없던 숨 막히는 재회의 순간을 마주한다. 통상 언데드를 소재로 한 영화의 박진감 넘치는 전율과 쾌감 대신 <언데드 다루는 법>은 느린 템포로 죽음의 상실에 반응하는 인물과 그들 각자의 선택에 더욱 집중한다. 이 영화에서 언데드는 살아 있는 시체의 모습으로 죽음을 전시하는 호러영화의 장르적 기능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모두에게 내재된 공포의 표현에 더 가깝게 자리한다. <렛미인>으로도 알려진 작가 욘 A.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각본가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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