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투 윅스 노티스> 뉴욕 시사기 [4] - 휴 그랜트 인터뷰
2002-12-30
글 : 정민아 (뉴욕 통신원)

눈웃음, 고른 치아, 금발 곱슬머리, 줄무늬 셔츠와 청바지. 세월의 두께로도 가려지지 않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는 휴 그랜트. 옥스퍼드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영국 배우다운 지적인 분위기 또한 잃지 않고 있었다.

- 플레이보이 역을 즐기는 편인가.

= 그런 것 같다. 관객이 나의 플레이보이 연기를 보고 즐거워한다. 또 하나, 그런 유형은 내가 스스로 택해서 하는 역할이다. 카우보이나 액션히어로 등과 비교했을 때, 나의 실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캐릭터이므로 주로 맡게 되는 것 같다.

- <어바웃 어 보이>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투 위크 노티스>의 플레이보이들은 모두 유형이 다르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당신도 바람둥이인가.

= 아니, 전혀 아니다. 루머나 스캔들에 대해 별다른 의견은 없다. 나의 의무는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것뿐이지, 다른 사람의 공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쁜 기사가 나오면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만 내가 그걸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없기 때문에 그냥 웃고 만다.

- 제임스 본드 역할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액션영화를 찍을 계획은 없는가.

= 고전적인 스타일로 하면 흥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칵테일과 시가를 물고 다니는 남녀차별주의자, 여자를 함부로 다루는 냉전시대의 인물이 원래의 제임스 본드이다. 하지만 현대의 제임스 본드는 액션에 과대 집중되어 있다. 만일 예전처럼 스턴트를 줄이고 로맨틱한 인물로 돌아간다면 해볼 의향도 있다.

- 코미디 연기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코미디에 대한 약간의 본능이라도 있어야 연기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시트콤의 배우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력이 향상되지 않는가.

- 연기를 그만두고 시나리오 작업만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다시 연기 세계로 돌아온 이유는.

=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지금도 은퇴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좋은 역할에 대한 제안 때문에 아직 망설이는 중이다. 그러나 정점에 있을 때 은퇴할 것이다.

-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있는 장면은.

= 마지막 신. 루시가 중국 요리를 시켜 먹는 장면인데, 원래 없었다가 나중에 생긴 것이다. 원래는 내가 일하러 나가지 않는 날이었는데, 코니 아일랜드로 가서 감독에게 제안해 즉석에서 만든 장면이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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