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투 윅스 노티스> 뉴욕 시사기 [1]
2002-12-30
글 : 정민아 (뉴욕 통신원)

뚱한 표정의 샌드라 불럭과 환한 미소의 휴 그랜트, 두 사람만으로 구성된 포스터 단 한장으로도 관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프로젝트. 게다가 뉴욕의 초고층 빌딩라인을 배경으로 깔고 연한 핑크색으로 전체를 채색한다면 그 영화는 보나마나 로맨틱코미디. 캐서린 헵번과 스펜서 트레이시에서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로 이어지는 로맨틱코미디의 찰떡궁합 커플 행렬이 샌드라 불럭과 휴 그랜트로 이어질지가 궁금해진다.크리스마스와 연말시즌을 겨냥한 로맨틱코미디 <투 윅스 노티스>는 도시 곳곳에 부착된 포스터로 시작되었다. 개봉에 앞서 12월 6~7일, 잠들지 않는 화려한 뉴욕의 상징인 브로드웨이 극장가에 위치한 AMC 엠파이어극장에서 세계 기자들을 상대로 열린 시사회와 인터뷰는 가벼운 터치의 로맨틱코미디답게 시종일관 경쾌하고 유쾌하게 진행되었다.불이 꺼지고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크레딧은 흥미롭게도 샌드라 불럭과 휴 그랜트의 실제 어린 시절 스틸사진 여러 점으로 구성된다. 영국 출신인 귀족 같은 풍모의 휴 그랜트는 경마와 폴로게임을 즐기는 아이로, 말괄량이 샌드라 불럭은 동네아이들과 천진난만하게 놀거나 닉슨 반대시위에 참여하기도 하는 도시 중산층 아이로. 그리하여 현재의 위치로 성장했다는 개인의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오프닝이지만, 그보다는 배우 휴 그랜트와 샌드라 불럭의 어릴 적 모습과 스타가 된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뉴욕의 부동산 재벌 조지 웨이드(휴 그랜트)는 브루클린 출신의 하버드를 졸업한 환경전문 변호사 루시 켈슨(샌드라 불럭)을 법률고문으로 고용한다.사회의식으로 무장된 영리한 루시는 조지 웨이드를 위해 일한다는 것이 그녀의 평소 소신과는 전혀 맞질 않지만, 살고 있는 마을의 시민문화회관 폐쇄를 막기 위해 조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무책임하고 자기 중심적인 조지는 루시를 멀티플레이어 고문변호사를 넘어 개인 도우미로 생각하고 있다.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데이트 상대자인 여자에게 대신 거절하도록 하거나, 넥타이와 구두를 골라달라고 하고, 이혼문제를 완벽하게 정리하게 하는 등.루시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자 조지, 그리고 조지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루시. 어느 날 격분한 루시는 조지에게 2주의 기한(Two Weeks Notice)을 준다. 회사를 나갈 것이며, 대신 새로운 법률 고문을 직접 뽑아놓겠다는. 그리고 야심찬 젊은 금발의 여성이 루시 후임으로 채용된다. 이후 삼각관계로 갈등이 확대되고, 시간차 엇갈림과 오해를 넘어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것이 아닌지 갈등하는 두 사람. 과연 장르의 법칙에 따라 두 사람의 키스와 포옹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두 사람 주위를 몇 바퀴 어지럽게 돌다가 크레인숏으로 주변 경관들 속에서 도드라지는 두 사람을 축복하며 영화를 마무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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