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3년 스타덤 예감 신인7인 [2] - 강동원·임수정
2003-01-10
글 : 박은영
글 : 백은하 ( <매거진t> 편집장)
사진 : 정진환

<연인>의 강동원

영화는 평생직장

프로필

1981년 1월18일생, LG CYON, CJ몰, 네스카페가쯔오 우동 등 C, 조성모 <다짐>, J <빛>링크 <비가와> 등 뮤직비디오, DKNY, GUCCI, SFAA, SIFAC 등 패션쇼, GQ, Esquire 등 잡지모델, www. menmodel.com

자기소개

“이거 미사일도 나가냐” 하던 쇼핑몰 CF. 그것이 방송을 통해 내 목소리가 나간 첫 순간이었을 겁니다. 원래 운동을 하다가 로드캐스팅되었고 그동안 패션쇼나 잡지모델, CF 활동을 주로 했는데 늘 소리없이 여러분들을 만났죠. 그러다보니 강동원이란 사람보다는 타고난 이미지만을 보여드릴 기회밖엔 없었던 것 같아요. 올해 초 영화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후에 연기연습 중인데 확실한 행위의 동기가 주어지고 대사가 있는 영화일은 몰입하기도 수월하고 하면 할수록 재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말이 느리고 적은데다 숫기가 없는 편이라 내성적인 줄 알지만 사실 사람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강제규필름에서 준비 중인 영화 <연인>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올해 상반기엔 촬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엔지니어 역인데 조금 독특한 소재의 로맨틱코미디라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피해가면 어떻게 배우를 하겠어요. 이미지가 고정될까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을 깨나가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거든요. 쇼프로나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를 제일 먼저 하고 싶다는건 제 고집이었어요. 딴 일에는 흥미를 못 느꼈거든요. 이후엔 꼭 <파이트 클럽>이나 <스내치> 같은 선굵은 남자영화를 해보고 싶고요. 잠시 반짝 하는 ‘인기’를 얻기보다는 평생직업으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노력하고 원한다면 못할 거 없지 않을까요

곽재용 감독 추천사

강동원에게는 상반된 이미지가 존재한다. 부드러운 면과 강한 면이 공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는 ‘꽃미남’의 공통된 특징인 희고 여성스러운 얼굴이 아니라 검고 강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축구선수였던 그의 이력 때문이기도 할 거다. 처음 그를 본 건 몇몇 잡지의 스틸컷이었는데 한국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나 본 그는 재기발랄하고 끼가 넘쳐나기보다는 우직하고 느렸다. 하지만 늦은 속도 속에도 결국엔 빠른 이들보다 더욱 진한 뭔가를 끄집어내고야 만다. 잘생긴 배우들이 가지고 가는 핸디캡을 스스로 깨나갈 수 있다면 보기 드문 마스크에 진지한 자세까지 갖춘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


<장화, 홍련>의 임수정

오디션이, 낯선 만남이 좋아요

프로필

1980년 7월11일생, <Ceci> <Kiki> <유행통신> 등 표지모델, 카페라떼 존슨앤존슨 라디오가든 등 CF, 김장훈 뮤직비디오 <미안해>, KBS 드라마 <학교4>, <피아노 치는 대통령> <장화, 홍련> 영화

자기소개

저는 오디션을 좋아합니다.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응시자들이 10∼20분에 끝내는 오디션을, 저는 1시간 넘겨 할 때도 있습니다. 연기, 영화, 그리고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다보면, 무작정 길어지게 되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늘 밝고 수다스럽진 않답니다. 평소엔 심하다 싶을 만큼 말이 없어요. 제 안에 밝음과 어두움이, 따뜻함과 차가움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지도 모르겠어요.

막연하게나마 연기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때 어떤 연극 공연을 보면서였습니다. 제목도 배우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공연을 보면서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던 느낌이 아직 생생합니다(필이 꽂힌 게지요!). 모델 활동을 거쳐, 청소년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연기 경험이 많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장화, 홍련>을 촬영하면서, 시작하는 자세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매컷 새로운 걸 깨달아가는 기쁨, 한계에 부딪히는 데서 오는 절망감, 이 모든 게 제가 좋은 연기자가 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돼줄 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자리에선 으레 자기 자랑을 해야 하는 법인데, 솔직히 전 저한테 장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하고 있는 건지, 가능성은 있는 건지…. 아직 이렇다 할 반응도 없고 인정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혹여 그런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모르는 척 외면할 생각입니다. 인기나 평가를 의식하고, 방심하고, 무너지는, 그런 과오는 저지르지 않으렵니다. 지금은 그냥, 이런 배우도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김지운 감독 추천사

<장화, 홍련> 오디션을 볼 때 ‘살면서 적개심과 죄의식을 느껴본 적이 있냐’고 물었는데, 우물쭈물하지 않고 명확하고도 솔직하게 자기 얘기를 들려준 사람은 임수정 하나였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좋았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자기 세계가 명확해 보였다는 뜻이다. 연기도 잘하고 있다. 연출이 안 따라준다고 생각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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