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3년 스타덤 예감 신인7인 [1] - 신애
2003-01-10
글 : 김현정 (객원기자)
사진 : 정진환
젊은 그들, “우리는 지금 충무로로 간다”

피가 모자라. 피가 모자라. 신년 벽두부터 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입니까. 그런데 지금 충무로에서는 이렇게 귀곡성에 가까운 한탄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안방 극장을 주름잡던 여의도 스타들이 제 발로 우르르 충무로로 걸어들어올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그들은 정녕 철새였단 말인가요. 많은 이들이 여의도로 떠나갔고, 또 떠나가고 있습니다. 만성빈혈 증세에 시달려온 충무로, 안 그래도 모자라는 피가 거꾸로 쏠릴 지경입니다. 언제까지 한탄만 하고 앉아 있을 순 없습니다. 배우가 모자란다 하여, 카메라를 돌리지 않을 순 없으니까요.

<씨네21>은 희망적인 대안을 생각해 봤습니다. 보증 또는 검증의 스티커가 붙은, 보고 또 본 기성 배우들 대신, 낯설고 새로운 얼굴, 젊음과 가능성으로 팔팔한 신인들을 찾아보자는 것이지요. 우리의 레이더 감지망은 좀 넓었더랬습니다. 이미 몇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그간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배우들부터, 아직은 광고나 뮤직비디오에 머물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영화배우가 되길 꿈꾼다는 이들까지, 스크린에서 오래오래 만나고 싶은 얼굴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여기, 그들의 이력서를 첨부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세요. 그들의 젊은 피가 충무로를 구원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보리울의 여름>의 신애

어떤 역이든 맡겨주세요

프로필

1982년 3월13일생, 엔프라니, LG 싸이언 등 CF, SBS 드라마 <메디컬센터>, 영화 <보리울의 여름> 출연

자기소개

<보리울의 여름> 촬영이 끝날 때까지 저는 배우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한번 해보라고 해서 모델이 됐을 때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방아쇠> 오디션장에 섰을 때(결국 떨어졌어요!), 전 배우가 뭔지도 몰랐으니까요. 사실은 그 오디션에서 연기라는 걸 처음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도 많이 자랐습니다. <보리울의 여름>을 찍으면서 저는 몇번 가보지 못한 대학수업에서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스물두살인 저보다도 더 소녀 같기만 했던 장미희 선생님, 술 마시는 연기가 너무 어려워 진짜 술을 달라고 했던 저에게 “배우가 그런 방법에 기대기 시작하면 자기 감성을 가질 수 없다”고 충고해주신 박영규 선생님, 자기관리가 무엇인지 몸으로 보여주신 차인표 선배님, 술자리마다 절 데리고 다니시며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이민용 감독님. 정말 다행히, 그리고 그분들에게 미안하지 않을 수 있게, <보리울의 여름>의 바실라 수녀는 ‘연기할’ 필요가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저처럼 밝고 천진하고 아이 같은 ‘애기 수녀님’이거든요. 하지만 선생님 천지였던 <보리울의 여름> 덕분에 이젠 저와 비슷하지 않은 캐릭터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기공부, 시나리오 공부 모두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욕심이 너무 많이 생겼습니다. 머리카락 꼭꼭 숨기고 화장기도 없이 회색 수녀복을 입었을 때 서운했던 마음, 첫 영화라 예쁘게 보이고 싶어했던 철없는 심성은 이제 많이 버린 것 같아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다짐, 신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말인가요 그래도 진심입니다. 욕심이 너무 늦게 생겨서 너무 커졌거든요.

이민용 감독 추천사

신애는 속없어 보일 정도로 웃음이 많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그냥 웃는 습관이나 생기발랄한 모습이 천진난만한 바실라 수녀와 비슷해서 캐스팅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해내서 만족스럽다. 신애는 <보리울의 여름> 이전엔 연기 경험이 없었다. 걱정도 많이 했지만, 실제 성격을 드러내라는 내 요구를 그대로 따라준 것 같다. 밝고 따뜻한 우리 현장 분위기에 어울리는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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