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2003 충무로 파워 50 - [1] 1위~10위
2003-05-02
글 : 문석

01.

강우석 | 시네마서비스 회장

올해 또 1등이라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전화를 건 곳은 지중해 연안의 작은 섬인 말타공화국이었다. <실미도>에 나오는 수중침투장면을 찍기 위한 특수효과 스튜디오가 있는 곳. 소감을 묻자 강우석 감독은 준비된 듯 차분히 말하면서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솔직히 기분좋다. 지난 한해도 열심히 살았구나 싶고 이거 유지하려면 올해는 또 뭘 벌여야 되나, 걱정도 된다. 어쨌든 현재로선 <실미도>가 가장 중요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이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다. 늦어도 내년 설엔 심판을 받을 텐데…. 한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수중침투장면 하나 찍으려고 말타공화국까지 왔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실미도> 연출에 집중할 한해지만 그는 시네마서비스가 펼칠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는다. “6월에 스튜디오가 완공되고 하반기에 극장체인도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올해는 투자한 영화 가운데 대작이 많다. <실미도>뿐 아니라 <아라한- 장풍대작전> <황산벌> <천년호>, 임권택 감독의 신작 등. 투자자들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대작을 제작해 영화계 전체가 활성화되도록 하고 싶다. 영화계에서 시네마서비스가 필요한 집단이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지나온 1년 |

<공공의 적> <가문의 영광> <광복절특사>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등이 흥행하면서 지난해 시네마서비스는 배급사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8월엔 극장체인 프리머스 시네마가 공식출범했다. 하반기부터는 <실미도> 시나리오와 헌팅 작업으로 바빴다. 최근 <실미도>의 투자자를 미국 콜럼비아트라이스타에서 시네마서비스로 바꾸었다. 제작비 규모는 마케팅비 포함 약 100억원.

★ 앞으로 1년 |

3월1일 크랭크인한 <실미도>는 4월30일 실미도에서 위령제를 지낸 뒤 실미도 세트에서 6월 말까지 2달간 촬영할 예정. 7월 이후 수중촬영 분량을 찍는데 이 부분은 말타의 수중촬영 전문 세트장에서 찍을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설에 개봉할 예정.

02.

이강복 | CJ엔터테인먼트 대표

지난 1년에 대해 이강복 대표는 “비즈니스를 잘 못했던 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영화의 컨셉을 잘못 잡았던 것 같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되는 걸 보면서 영화를 예술과 문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했고 여유있게 다양한 작품을 했는데 비즈니스가 안 되면 모든 게 어려워진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이런 진단을 내리는 것은 지난해 CJ가 투자, 배급한 영화 가운데 흥행작이 거의 없었던 반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예스터데이> 등이 참담한 관객동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CJS연합이 성사될 것처럼 보였던 이유도 CJ의 흥행성적이 저조했던 탓이 크다. 그러나 회사 전체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기엔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워낙 크다. 어쨌든 그는 지난해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은 듯 CJ가 좀더 상업적인 영화에 눈길을 돌릴 것이라고 말한다. “관객 취향이 오락성 위주로 바뀌고 있는데 그걸 너무 늦게 감지한 것 아닌가 싶다. 일단 생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강복 대표에 대한 그룹 내 신임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CJ계열 케이블방송사를 관리하는 CJ미디어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는 판단 아래 한 사람이 관리하는 시스템이 됐다. 당장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단계적으로 꾸준히 시장을 키울 생각이다.” “CJS연합은 공멸의 위기감에 기반해 선두기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시작한 것인데 결국 무산됐지만 경쟁보다 공생을 모색하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이말은 아래 중복

★ 지나온 1년 |

<YMCA야구단>도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한 탓에 의기소침했던 CJ 분위기가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성공과 더불어 반전됐다. 2003년 1/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6.5억원이 증가했다. “CJS연합은 공멸의 위기감에 기반해 선두기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시작한 것인데 결국 무산됐지만 경쟁보다 공생을 모색하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이강복 대표의 입장.

★ 앞으로 1년 |

곧 개봉하는 <살인의 추억>부터 기대작이 많다. 제작쪽은 1년에 1∼2편은 인하우스 시스템으로 만들 예정. 명필름, 싸이더스 등 규모 큰 제작사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탈피해 다양한 제작사와 개별 작품을 갖고 투자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중이다.

03.

이창동 | 문화관광부 장관

‘감독에서 장관으로’라는 직함의 변경만으로 그의 ‘아찔한’ 행로를 설명하긴 부족해 보인다.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고 흥행에서도 성공을 이룬 ‘절정의 순간’에서 야당으로부터 일시적이나마 해임 요구를 받는 처지로 급변했다. 어쨌든 영화계는 그를 지난해 44위에서 3위로 급부상시키면서 파워50의 하이라이트로 만들어놓았다. 가장 위기감을 느낀 순간을 물었더니 장관이 아닌 감독스런 답을 내놨다. “내 말을 하지 않고 만들어진 자료를 읽을 때가 많다. 그 자료라는 게 매끈하게 다듬어진 행정 용어들이다. 불쑥 내 스스로가 만들어진 말을 한다, 듣기 좋은 말을 한다는 느낌을 갖곤 한다. 바로 그런 순간들이다.”

★ 지나온 1년 |

<오아시스> 찍느라 정신없었고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됐다. 전에 살던 것과 너무 극단적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어 정신이 없다. 일종의 분열상태라고 할까. 그렇다고 정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 앞으로 1년 |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공익근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 일단 내가 나임을 변치 않아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이쪽에서의 생활은 말하자면 밀도가 있다고 할까, 관성이라고 해야 할까…, 종종 위기감을 느낀다. 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04.

차승재 | 싸이더스 대표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에게 지난 1년은 암중모색의 시기였다. 2001년 야심작 <무사> <봄날은 간다> <화산고>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은 이후 최근까지 싸이더스의 영화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자신이 주도한 종합엔터테인먼트 업체의 꿈 또한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며, 안정적 자금원과의 파트너십을 맺는 데도 실패하는 등 그의 기력은 다소 쇠락하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차 대표의 순위가 지난해에 비해 한 단계밖에 밀리지 않은 것(그것도 ‘이창동 변수’로)은 최근작 <지구를 지켜라!>와 <살인의 추억>이 오랜만에 싸이더스 특유의 힘을 보여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끊임없이 한국영화 수준을 높이는 작품들”(김동주 쇼이스트 대표)을 만들어왔고, 만들어갈 것이기에 충무로는 “그의 성공여부가 한국 영화산업 콘텐츠의 건강성을 재는 척도”(연합뉴스 이희용)라 판단하는 것이다.

★ 지나온 1년 |

<디 엣지>란 영화에서던가, “숲속에서 길을 잃은 곰은 죽는다. 수치심 때문에…”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게 나의 1년이었던 것 같다. 나 스스로가 뭔가 확 쓸고 지나간 듯한 허허벌판에서 길 잃고 서 있는 곰 한 마리 같다. 뱅뱅 돌아도 제자리인 것 같고, 내가 타야 할 차는 떠나버린 것 같다. 도무지 어찌 할 바를 찾지 못한 한해였다.

★ 앞으로 1년 |

어찌할 바를 찾으려는 1년인 것 같다. 솔직히 지금의 개인적 고민은 내 인생에서 영화란 무엇이냐, 다. ‘내게 영화가 돈벌이 수단인가, 아니면 진정 하고 싶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이다. 영화로 보면 <싱글즈>와 <말죽거리 잔혹사>를 비롯해 <범죄의 재구성> <천군> <조선의 주먹> <역도산> 등이 올해 안에 제작에 돌입할 것이다.

05.

심재명 | 명필름 대표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웰 메이드 필름’의 산실이었던 명필름은 지난해 흥행기대작이었던 <YMCA야구단>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리고 나서 많은 고민에 빠졌다. 이제 명필름은 어디로 가야 하나. 이 고민은 비단 명필름뿐 아니라 영화계 전반의 고민거리였을 듯. 그러나 최근 제작을 마친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을 필두로 하는 명필름의 라인업은 ‘부분적 수정은 있을 지라도 완전한 방향선회는 없음’을 보여준다. 올해는 <후아유>를 함께했던 최호, <YMCA야구단>의 김현석,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아리랑>을 준비 중인 정지영 감독 등이 ‘5인의 감독과 5인의 프로듀서’라는 이름 아래 내실있는 신작들을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 지나온 1년 |

바빴던 만큼 실효를 못 거둬서 굉장히 힘들었던 한해였다. 2001년 부터 준비되어왔던 많은 프로젝트들을 발전시켜 공격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몇몇 자회사를 만들었다. 3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투자를 1편 하면서 어떤 해보다 바쁘게 지냈는데 결과적으로 작품의 흥행이 안 좋아서 힘들었고 아쉬었던 한해였다.

★ 앞으로 1년 |

지난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욱 시장에 대한 민감한 자세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산업적으로나 작품적 성취면에서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호 감독 <노근리 다리>나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 중 하나가 올해 중 크랭크인할 예정이고 <아리랑>은 내년 2월에 중국으로 떠날 목표를 잡고 있다.

06.

강제규 | 영화감독

감독 강제규를 보고 싶다.” 드디어 ‘메가폰’을 잡은 것이, 반등(反騰)으로 이어졌다. 충무로는 제작자 아닌 감독으로서, 그가 ‘월척’을 낚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작 <태극기 휘날리며>는 현재 전체 분량 중 30%를 차지하는 겨울장면 촬영을 모두 마쳤다. 2월부터서 경주, 대관령 등지를 돌며 40회 이상의 ‘살인적인’ 일정을 묵묵히 이겨낸 결과. 정작 본인은 “기상 조건이 별로여서 애먹었다”며 “열흘 정도 지연됐다”고 말한다. 대신 스탭과 배우들 모두 피난, 폭격 등 큼지막한 군중장면을 한 차례씩 맛본 상태라 긴장으로 얼어붙어 있던 현장도 슬슬 생기가 엿보인다고. “몸을 줄이고 촬영 들어갔는데도 벌써 7kg이나 빠졌다. 마누라가 샤워하는 걸 보고 미스코리아 나가라고 그러더라.” 그의 농담에는 한 고비 넘긴 ‘여유’가 배어 있다.

★ 지나온 1년 |

<오버 더 레인보우> <블루> <몽정기> 등을 투자·제작했다. 감독은 4년 만인데, 처음엔 필드에서 직접 지휘하고 바삐 움직이고 그러는 게 힘들더라.

★ 앞으로 1년 |

4당5락. 촬영 끝날 때까진 고3 수험생이나 다름없다.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 <태극기…>에 매달려야 한다. 제작비 137억원 중 부족한 30억원 정도를 추가펀딩 받는 일도 남아 있다. 강제규 필름으로선 편수보다는 완성도에 초점을 맞출 계획. 모든 걸 다 하겠다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밀고 나가겠다.

07.

김정상 | 플레너스 대표

이십세기 폭스 지사장으로 있다 강우석 감독의 권유로 시네마서비스에 합류한 김정상 사장은 최근 플레너스 대표를 겸하게 됐다. 시네마서비스를 기업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결과다. 영입되자마자 시네마서비스의 안방살림을 맡았던 그는 시네마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영화마다 제작비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종합엔터테인먼트회사의 꿈을 키웠다. “플레너스와 관계를 맺음으로 인해 시네마서비스를 재정적으로 안정화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플레너스 대표로서 여러 가지 사업을 정치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난해 제작비 규모가 큰 영화가 여러 편 실패하면서 위축된 분위기가 좀 있다. 하지만 시네마서비스는 업계를 이끄는 기업으로서 오히려 제작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 지나온 1년 |

시네마서비스의 오랜 숙원이던 매출액 1천억원 시대를 열었다. 2001년에 비해 30% 이상 성장한 결과. 프리머스시네마를 통해 극장사업에 본격진출한 것도 의미있는 사건.

★ 앞으로 1년 |

파주에 건립 중인 스튜디오를 6월경 정식 오픈하며 프리머스 시네마는 올해 말까지 10군데 정도 극장부지를 확보할 계획. 게임, 음악 등 다른 사업을 확장하는 일도 새로 떠맡은 중책이다.

08.

김우택 | 쇼박스,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상무

투자 위축시점에 새로운 전주(錢主) 쇼박스의 등장을 영화인들이 반기지 않을 리 없다. 이번 순위는 그런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우택 상무는 메가박스 씨네플렉스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한 뒤, 지난해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진수하는 데 앞장선 인물. 담철곤, 이화경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오리온 그룹의 극장·배급업 부문을 관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중독>을 시작으로 <색즉시공> <이중간첩> 등을 배급했으며, 얼마 전 <태극기 휘날리며> <바람의 파이터> 등에 투자를 결정했다. 하반기에 <오! 브라더스> <빙우> 등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 “투자에 있어 지나치게 따진다”는 평가도 없지 않지만, 그는 “무리한 승부보다는 착실한 내실을 다지고 싶다”고 말한다.

★ 지나온 1년 |

극장사업은 메가라인이라는 브랜드로 중소도시를 공략하는 데 힘을 쏟았다. 쇼박스의 경우, 시장진입에 성공했다고 본다.

★ 앞으로 1년 |

물량을 늘려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싶지는 않다. 1등보다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올 한해 200억원 정도의 펀드를 새로 결성할 예정이다.

09.

박동호 | CJ CGV 대표

멀티플렉스 체인의 선두주자 CGV가 극장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박동호 대표의 순위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제일제당 그룹 내부의 평가도 좋아 지난해 12월 승진, 예외적으로 일찍 부사장이 됐다. “극장업을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던 분위기에서 시작해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정착시킨 점, CGV가 각종 고객 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한 점” 등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 지나온 1년 |

올해 2월 수원점이 오픈하면서 전국 100개 스크린을 확보했고 지난해 연말 누적관객 4700만명을 돌파했다. 50%에 달하던 빌리지로드쇼의 지분을 애초 가치의 10배 가까운 금액에 매각했으며, 지난해 1400억원 매출에 약 300억원의 순익을 냈다.

★ 앞으로 1년 |

5월 말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10개관 멀티플렉스를 열고 8월엔 경기도 부천 현대백화점에 8개관을 개관할 예정. 올해 안에 경기도 수원 남문에도 8개관을 오픈, 예정대로면 올해 전국 126개 스크린을 확보한다. 올해 관객 목표는 2400만명. 영상관련 콘텐츠를 한데 모아 판매, 대여하는 신규사업도 준비 중이다.

10.

송강호 | 배우

연극배우로 시작해 <초록물고기> <넘버3> 등의 조연,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등을 통해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배우로 떠오른 송강호. 좋은 시나리오를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과 다양한 장르의 과감한 선택으로 지난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그는 올해 <살인의 추억>에서 유연하고 힘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그 입지를 굳혔다.

★ 지나온 1년 |

<…JSA> 끝나고 1년7, 8개월 만에 <복수는 나의 것>이 지난해 이맘때 개봉했다. 후반에 이 개봉했고 지난주 <살인의 추억>이 개봉했으니까 지난 한 해 참 바쁘게 뛰었던 셈이다. 그렇게 지난해는 다양한 느낌의 영화에 출연했고, 한 여름과 한 겨울을 촬영장에서 정신없이 보냈다.

★ 앞으로 1년 |

불투명하다. 내년 2월에 <아리랑> 촬영이 들어가는 걸로 예정되어 있지만 워낙 대작인데다가 변수가 많이 생길 수 있는 프로젝트라서 오는 6월 시나리오 완성본이 나오면 많은 것들이 확실해질 것 같다. <아리랑> 들어가기 전 올해 한 작품을 더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할 만한 작품이 없는 것 같고, <아리랑> 준비를 위해선 중국어를 배워야 하고, 체중감량도 해야 하니까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을 듯.

투자·배급사 판도변화

극장체인·투자사 급부상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양대 메이저 체제가 굳건한 가운데 누가 제3의 메이저로 떠오를 것인가? 투자,배급 관계자 순위에서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쇼박스 김우택 상무의 순위가 급상승한 점이다. 극장체인과 투자여력을 함께 갖춘 회사라는 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롯데시네마 김광섭 대표가 22위라는 높은 순위로 신규 진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는 올 초 CJS연합이 제기되면서 극장체인과 투자여력을 함께 갖춘 회사에 시선이 집중된 것과 관련있다.수익율이 떨어지자 지체없이 철수하는 금융자본의 모습을 보면서 대안이 될 만한 자본은 극장체인을 가진 쪽에서 나오리라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쇼박스와 롯데시네마의 행보는 조심스럽다.올해 두 회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내년 순위는 크게 바뀔 수 있을 듯하다.지난해 비교적 높은 순위에 올랐던 코리아픽쳐스와 아이픽처스의 조용한 퇴장이 시사하는 것이 그것이다.두 회사 모두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는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연말 이후 투자결정이 이뤄진 영화가 없는 탓에 영화계의 중심에서 멀어졌다.반면 코리아픽쳐스를 그만두고 쇼이스트를 설립한 김동주 대표는 14위에 올라 여전히 주목할 만한 인물로 평가받았고 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승범, KM컬쳐 대표 박무승,아이엠픽처스 대표 최완,청어람 대표 최용배 등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투자,배급사 대표들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조만간 제3의 메이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영화계에 유입됐던 자본 가운데 상당 부분이 올해 상황을 관망하는 가운데 메이저가 되는 꿈을 꾸기에 앞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각오해야 할 상황.또한 CJS연합이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서 합종연횡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